일치 주간을 준비하는 지난 1월 15일, 리처드 러트(Richard Rutt, 한국명 노대영) 주교님의 유품이 서울대교구에 전달되었습니다. 한국 성공회 대전교구장을 지내신 리처드 러트 주교님께서는 1994년, 가톨릭으로 회심하여 이듬해 가톨릭 사제 수품을 받으셨습니다. 이후 성장하는 한국교회를 지지하는 의미로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 유품을 기증하신다는 유언을 남기셨습니다.
그리하여 두 개의 주교 십자가, 자수정과 금으로 만든 주교 반지, 배나무로 만든 주교 지팡이 그리고 은으로 만든 주교 성유함이 네빌 커크스미스(Neville Kyrke-Smith) ACN 영국지부장을 통해 서울대교구장이시자 ACN 한국지부 이사장이신 염수정 추기경님께 전달되었습니다. 주교 십자가는 리처드 러트 주교님의 조카, 피터 러트(Peter Rutt) 씨가 디자인 하였습니다. 십자가에 박힌 어두운 자수정은 서울 도심에서 구입한 것입니다. 로마에서 온 작은 성인 유해 상자가 십자가 뒷면에 모셔져 있고, 이를 증명하는 문서도 함께 첨부하였습니다.
염수정 추기경님께서는 그 보답으로 리처드 러트 주교님의 저서 「한국의 순교자」(Martyrs of Korea)를 선물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늘에서 우리를 지켜보며 도우실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커크스미스 지부장은 전달식에서 “추기경님의 축복으로, 이라크와 시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그리고 전 세계의 고통받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지원하는 ACN 지부가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연대의 몸짓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때 박해받았지만, 이제는 믿음 때문에 박해받는 신자들을 돕는 한국교회의 증인을 볼 수 있는 것은 특권입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11년에 선종하신 리처드 러트 주교님은 1954년부터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하셨으며 1966년 10월 29일, 성공회 서울성당에서 거행된 주교서품식은 최초로 한국어로 진행되었습니다. 성공회 사제로서의 42년 동안, 리처드 러트 주교님께서는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위해 힘쓰셨고 박해받는 교회를 지원하는 데 헌신하셨습니다.
요하네스 클라우자 ACN 한국지부장은 한국사무소 개소 이후 쏟아진 큰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ACN 한국지부를 통해 보내주신 많은 지원, 그리고 리처드 러트 주교님과 같은 ACN의 오랜 친구 여러분과 전 세계 수천 명의 우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리처드 러트 주교님의 유품은 주교님의 유언에 따라 한때 몹시 가난하고 곤궁했던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다른 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형제자매들에 대한 관심과 기도, 그리고 지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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