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니 너무나 기쁩니다!”
2014년 8월 6일, 다에시(또는 다에쉬, 이슬람국가 IS의 아랍어 약칭) 무장군인들이 이라크 니네베 평원을 점령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대이동이 시작되었고, 10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피난을 떠났습니다. 1주일 후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관계자들은 즉시 방문단을 구성하여 쿠르드자치구의 수도 아르빌(Erbil)을 찾았습니다. 아르빌에는 카라코시(Qaraqosh) 출신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피난처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아르빌에는 이라크에서 가장 커다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있어, 10개 본당과 5만여 명의 신자들이 살아가는 곳이었습니다. 난민들은 가진 것을 모두 내려놓고 단지 목숨만을 부지했을 뿐입니다.
그로부터 2년 2개월 12일 후, 드디어 카라코시가 다에시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요하네스 헤르만(Johannes Freiherr Heereman) 국제 ACN 대표는 이 소식을 듣고 벅찬 마음을 주최하지 못하며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카라코시는 이제 자유입니다. 바르텔라(Bartella)와 카람레시(Karamlesh) 또한 해방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기도 중에 이곳의 형제자매들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임마누엘 유크하나(Emmanuel Youkhana) 주교님에 따르면, 몇 명의 저격수만 남아있을 뿐 다에시는 사실상 퇴각했으며 저항 세력도 없습니다.”
카라코시의 주민들은 기쁨에 넘쳐 환호합니다. 소셜 미디에서는 노래하고 춤추는 동영상과 사진이 연일 끊임없이 올라오며 서로를 축하합니다. 지난 2년 2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이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집 마당에 폭격이 떨어져 아들과 조카를 잃은 아데드(Aded) 씨는 지병으로 병원치료가 시급했던 아내와 딸과 프랑스로 피난했습니다. 그는 2년 간 이 날만을 간절히 기다려 왔습니다. 아데드 씨의 부모님과 다른 가족들은 아르빌에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지역의 모든 그리스도인은 기쁨에 넘쳐 노래합니다. 그러나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사람들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 이라크 정부군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이 주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공포는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ACN의 지난 크라쿠프 세계청년대회 캠페인 “하나가 되자”(#LetsBeOne)에서 소개된 이라크 청년 마르틴도 카라코쉬로부터 피난한 신학생이었습니다. 마르틴은 몇 주 전 드디어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이제 마르틴 신부님이 된 그는 바그다드에 있을 때 서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일 먼저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정말로 행복합니다. 언젠가 사제 서품을 받을 날을 상상하고는 했지만,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고는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때 ‘선은 악을 이길 수 있다. 하느님의 자녀들이 울고 있게 내버려 두시지는 않으실 거야. 하느님은 우리가 행복하기를 바라신다. 우리는 기뻐하며, 언젠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실 것을 기도해야만 해. 전 세계가 지금 모술을 지켜보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칼데아 가톨릭 루이스 라파엘 사코 1세(Louis Raphael Sako) 총대주교님께서는 이라크의 미래와 소수집단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베를린을 방문하셨습니다. “저는 모술과 니네베 평원이 자유를 되찾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곧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술과 니네베의 자유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표징이 될 것입니다. 지금은 기쁨과 희망의 순간입니다. 그러나 곧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총대주교님께서는 라이언 크로커(Ryan Crocker) 전 주이라크 대사에게 니네베 평원의 그리스도인 마을이 자유를 찾은 이 때가 바로 이라크인들이 고향땅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갈등이 끝나고 해방되면, 서방국가에서 난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끔 도움을 줘야 합니다. 갈등 지역은 안전하게 만들고, 도시를 재건해야 하며, 완전히 무너지고 만 종교 그리고 문화 유산들을 하나하나 다시 세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요하네스 헤르만 대표는 이라크 교회와의 연대를 표했습니다. “카라코시와 같은 상징적 도시가 해방되면, 사람들은 기쁨과 희망을 되찾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합니다. 또 다시 험난한 길에 접어들겠지요. 이라크에 진정한 안정과 평화가 올 때까지 ACN은 계속해서 이라크 교회를 지원할 것입니다.”
한편 ACN은 2014년부터 이라크에 200만 유로(약 247억 원)을 지원하여 생필품, 교육, 식료품 등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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