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심장부에 위치한 남수단은 최신생국으로 2011년 7월,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국가입니다. 독립한 지 2년 만에 수단인민해방군(Sudan People’s Liberation Army, SPLA)과 반대 진영 사이에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내전은 잔혹한 민족 전쟁 양상을 전개되었습니다. 2015년 8월, 마침내 양 진영은 휴전 협정에 서명을 하여 공식적 전쟁을 종식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다시 갈등이 재기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전쟁이 야기하는 굶주림과 불안정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UN의 조사에 따르면, 총 170만명의 전쟁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남수단의 한 성직자와 익명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여 위기 상황 현황과 원인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ACN: 남수단의 정치 상황에 대해 저희에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현 대통령 세력과 전 부통령 세력 간 싸움이었습니다. 부통령은 남수단의 다수 민족을 대표하였는데, 현대통령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이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남수단의 지역 역사는 수많은 전쟁으로 점철되어 매우 복잡합니다. 수많은 민족들이 다툼에 연루되어 있고, 군대는 “반란집단”이라 명명하며 수많은 민족집단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군대는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고 집을 파괴하였습니다. 수단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대체로 남수단으로 이주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역 문화들이 충돌하여 이들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ACN: 민족 문화는 어떤 식으로 갈등을 유발하나요?
민족은 가장 중요한 사회적 단위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개인은 민족에 봉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오늘날까지도 마을 연장자의 말을 전적으로 따라야 합니다. 제 생각에 남수단인들이 국가 일원으로서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민족 정체성이 훨씬 우선하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유발되는 것입니다. 많은 민족들이 힘과 부의 상징인 소를 두고 끊임없이 싸움을 벌입니다. 그러나 이 갈등 양상은 내전의 양상과 다릅니다. 갈등은 단지 부를 위한 싸움이지 서로간의 미움에서 비롯되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학살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이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위해 민족갈등을 이용하려 합니다. 나라가 혼란에 빠진 것은 이 때문입니다. 국가 인플레이션이 80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저희는 타민족을 미워하지 않아요. 끝없는 전쟁과 갈등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기 때문에 저희는 평화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지도자들의 욕망이 평화의 길을 가로 막는 것입니다.
ACN: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나요?
일반 국민들이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선 갈등이 대두될 때마다 고향땅과 집을 떠나 국내 난민이 됩니다. 사람들은 소, 집, 땅 등의 재산을 잃게 됩니다. 식량과 식수가 부족한 곳으로 피난을 떠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조차 없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생활은 꿈도 꾸지 못할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습니다. 아들들은 징집되어 전쟁터로 떠나갔고, 여성들은 성적으로 유린을 당합니다. 피해자인 여성들이 더렵혀졌다는 낙인이 찍혀 이후에도 고통 속에 살게 됩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생필품 구입은 꿈도 꿀 수 없어 국제원조에 전적으로 의존합니다. 그러나 충분치 않습니다. 특히 의료품 부족하여 수많은 이들이 사망에 이릅니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ACN: ‘인종 청소’라는 표현이 존재하는 걸로 압니다. 아직도 남아있나요?
민족을 단위로 인종적 혐오는 거의 부재하다고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국가 지도자들이 적대감을 일으키려 시도하거나 복수를 시도하여 민족 갈등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지역에 배치되는 군인들은 지역주민과 다른 민족으로 구성됩니다. 군대의 지배 하에서 주민들은 이를 당연히 민족갈등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습니다.
ACN: 구제척 사건을 예로 들어주실 수 있나요?
저와 함께 일하던 동료 두 명이 반군에게 공격을 받아 사망했습니다. 그들은 강제 입대를 거부하였고 항복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고문 받고 산채로 태워졌습니다.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특정 민족 구성원의 가옥들이 방화를 당합니다. 남수단에서는 현재 이렇게 불에 탄 가옥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가진 것을 모두 잃엇습니다. 저와 지역교회는 고향을 떠나 고난의 운명을 마주해야 했던 3천 명 이상의 국내 난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ACN: 남수단의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남수단이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희는 남수단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합니다. 지역교회와 함께 교사, 산파, 건축 관련자 들을 교육합니다. 선교를 위해 교리교사를 양성하고 화해와 평화를 위해 활동을 개진합니다.
또한, 대학생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여러 상이한 민족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일치감을 가지고 평화롭게 생활하고 함께 공부합니다. 여러 문화와 민족 출신의 수도자들께서 함께 평화롭게 활동하고 공존하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국제공동체의 일원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은 남수단에서 일치와 인류애를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저희는 학업적, 직업적 교육을 제공하는데만 그치지 않습니다. 인간적이고 영성적인 교육에도 주의를 기울여 이 국가를 변화시키는데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ACN: 현재의 갈등이 신부님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여러 방면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요. 많은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저희 교회 공동체는 여러 집단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약탈 당했어요. 성폭행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선교원 한 곳의 문을 닫았야 했습니다. 식량을 구하기도, 물품을 구하기도 곤란합니다. 아시다시피 물가는 감당할 수 없게 상승하였습니다. 치안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과제입니다. 저희는 밤에도 조명을 끄지 않고 있어요. 벽을 견고하게 쌓을 계획에 있습니다. 대학생들이 한번이라도 위협감 없이 집을 방문할 수 있도록 안전계획을 구상 중입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공동체를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을 설득하기는 어렵지요. 그러나 저와 동료들은 충실하게 이곳에 머무르며 남수단 이들에게 봉사하는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 이것이 저희의 선교이자 소명입니다.
ACN은 독립 이래로 남수단에 400만 유로를 지원하였습니다. 미사 봉헌금을 비롯한 사목 활동과 교회 및 공공시설 건축, 식량 및 생필품 제공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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