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의 여러 현지 지부장들과 국제본부 커뮤니케이션 팀원들로 구성된 ACN 대표단(요하네스 클라우자 한국지부장 포함)이 나이지리아 북부의 보르노(Borno) 주, 조스(Jos) 주, 카두나(Kaduna) 주를 방문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은 주민 대부분이 무슬림입니다. 소수 집단인 그리스도인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의 잦은 공격으로 인해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ACN 대표단은 그리스도인들의 현 상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지원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이곳의 형제자매들에게 연대를 표하기 위해 나이지리아를 찾아갔습니다.
ACN 대표단은 먼저 보르노 주의 주도이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인 ‘보코하람’의 발생지인 마이두구리(Maiduguri) 시를 찾았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군은 도심에 주둔하고 있던 보코하람 세력을 외곽의 늪지대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나 이들의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에도 마이두구리 시내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수차례 일어났습니다. 수없이 많은 국내 난민(IDP)들은 테러와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나 가족, 친지 또는 원조기구 등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보르노 주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20여 개의 난민캠프가 있으며, 마이두구리에만 50만여 명의 난민들이 거주 중입니다.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 연합(CNA)는 별도로 7천여 명의 그리스도인 난민들을 보살핍니다. ACN 대표단은 풀카(Pulka) 공동체에서 2년 동안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ACN 대표단은 카두나(Kaduna) 주 남부의 카판찬(Kafanchan) 교구를 방문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이슬람 유목민인 풀라니(Fulani) 족의 심각한 위협 속에 놓여 있습니다. 풀라니 족과의 갈등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폭력에 정도가 최근 들어 매우 거세졌습니다. 2011년부터 카판찬 교구 71개의 마을에서 988명이 사망하고 주택 2,712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성전 20곳이 파괴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대한 그 어떤 보호 체계도 없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그리스도인이 입는 피해에 무관심할 뿐더러, 심지어는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공격에 가담하기도 합니다.
나이지리아 방문을 기획한 ACN 국제본부 커뮤니케이션 팀장 마리아 로사노(Maria Lozano)는 여러 교회 지도자들과 지역 정치인, 언론인과의 만남을 가진 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보코하람과 풀라니족의 공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 무슬림 지역에서 생활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수십 년 동안 공격과 박해, 차별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70년 간 17개의 가톨릭 학교를 아무런 보상도 없이 국유화 시켰습니다. 서방 사회에는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지만, 2000년에는 나이지리아 19개 주 중 12개 주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채택했지요. 그리스도인들은 사회적으로도 법적으로도 더욱 보호받기가 어려워진 겁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방문에서 만난 형제자매들의 믿음에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그들은 수많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기뻐합니다. 성전은 늘 북적이고요. 아프리카 그리스도인들이 성전 건립 지원을 요청할 때 과연 큰 성전이 필요한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커다란 성전이 필요합니다. 교회를 점점 더 멀리하고 외면하는 유럽인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인들은 하느님을 언제나 갈망합니다. 교회는 계속 성장하고, 교회가 성장하기 때문에 공격을 받는 겁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을 위협으로 여깁니다. 우리의 형제자매들은 언제나 기뻐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것입니다. 그들은 미사를 큰 축제이자 기쁨의 장소로 만듭니다. 그들에 대한 공격과 차별을 용서와 화해로 맞섭니다.”
ACN 대표단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무너진 카두나(Kaduna) 교구의 성전 2곳을 찾았습니다. 또한, 카두나 교구의 선한 목자 신학교와 조스(Jos) 교구의 성 아우구스티노 신학교를 방문했습니다. ACN 후원자 여러분의 사랑으로, 이곳에서는 예비 신학생 437명과 신학생 147명이 미래를 위해 정진하고 있습니다. 지원자가 점점 더 늘고 있다고 합니다. ACN 대표단은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들의 아픔과 기쁨을 생생히 목격했습니다. ACN은 이번 나이지리아 방문을 토대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나이지리아 프로젝트를 점차 구체화시킬 것입니다.
나이지리아 주교회의 의장이신 이냐시오 카이가마(Ignatius Kaigama) 대주교님께서는 ACN의 방문을 통해 하느님의 현존을 다시금 확인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아프리카 교회는 연대감을 가지고, 다른 대륙의 교회와 협력해야 합니다. TV나 신문 속 뉴스, 이메일 또는 서신에 한정된 관계가 아닌 ACN 방문과 같은 직접적인 만남은 진정 소중한 경헙입니다. ACN은 소명과 비전으로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들에게 용기를 주며, 저희를 하나 되게 합니다. 이는 진실로 사랑의 증거입니다. ACN 대표단은 자연재해, 범죄좌와 극단주의자들의 협박, 박해와 차별, 트라우마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었습니다. 해외에 계신 형제자매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눈 것은 나이지리아의 우리 주교, 신학생, 평신도뿐만 아니라 언론인, 난민, 아이들 모두에게 큰 의미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ACN은 2017년 사순시기부터 부활절까지 ‘아프리카의 믿음은 우리의 희망입니다’라는 아프리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CN은 카판찬 교구와 마이두구리 교구의 피해 상황을 명확히 조사할 계획입니다. 또한, 2014년에 보코하람의 테러로 폐쇄된 성 요셉 신학교 재건을 필두로 여러 프로젝트를 지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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