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레포에서 정부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폭격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알레포에서의 삶은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시리아 화폐가치가 급락하여 주민들은 생필품 가격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알레포 주민의 80%는 아직까지 정든 집을 떠나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쟁을 피해서, 폭격으로 집이 무너졌기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기도 했습니다. 전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도 여전히 평화로이 잠들지 못하였습니다. 이것은 결코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셰이크 막수드(Sheikh Maqsood)는 알레포의 서북 지역과 인접한 산악 지대입니다.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군과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알 누스라 전선(Jabhat Fateh al-Sham)이 셰이크 막수드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쿠르드군이 이 지역을 탈환하였고, 현재 시리아 정부군과 민간 단체가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의 서부 지역과 성 메리 산기슭에는 그리스도인 마을이 있습니다. 그간 전쟁으로 인해 이곳으로의 접근이 불가능했으며, 주민들은 고립된 채로 생활하였고, 마을 일부가 폭력과 약탈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장례를 고귀하고 존엄하게 치러 주고 싶습니다.” 알레포와 이스켄데룬의 모세스 알크하시(Moses Alkhassi) 주교님이 말씀하십니다. 알크하시 주교님은 그리스 정교회의 총대리 주교로, 시리아와 터키를 모두 관할하십니다.
“저희가 교회 묘지를 재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교회 묘지에 폭격이 떨어져 많은 곳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겠지요.” 주교님께서 ACN 방문단에게 파괴된 곳을 가리키며 말씀하십니다. “묘지 입구의 문과 묘비가 약탈당했고, 무덤이 파헤쳐졌습니다.” 망자의 안식조차 훼손된 것입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가 알레포의 묘지를 재건하고 재정비하기 위해서 13,000유로(약 1,700만 원)를 지원합니다. “알레포 그리스도인들은 식료품, 의약품 및 기타 생필품을 마련하는 데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장례 비용이나 묘지 재건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저희가 ACN의 지원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주교님께서 깊이 감사를 표하십니다.
“저희 교구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저희는 수많은 성전을 잃었습니다. 전쟁 초기에는 부트로스 야지기(Boutros Yazigi) 대주교님께서 시리아 정교회의 대주교님과 납치당하셨습니다. 아무도 두 분의 소식에 대해 알 수가 없습니다.”
교회 묘지를 처음부터 대대적으로 다시 지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수년간의 전쟁 동안 목숨을 잃은 이들이 테러 단체의 공격으로 다시 안식을 빼앗긴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스 정교회에서만 225구를 포함하여 알레포 그리스도인 2,461구의 시신들이 장례 절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현재 알레포 대학교 근처 정부 소유의 땅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시신 1구를 이장하는 데 40유로(약 5만 원)가 필요합니다. ACN은 2013년 4월부터 2016년 12월 사이에 사망한 그리스도인들이 이제 고향 땅에서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45,000유로(약 5,900만 원)를 지원합니다.
“저희는 일치의 기적을 발견했습니다. 저희는 고인들이 마침내 성스러운 땅에서 진정한 안식을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알크하시 주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저희를 기억해 주시는 여러분이 있는 한, 저희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저는 미래가 어떨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제가 확신할 수 있는 사실은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라고 이기지(Yigizi) 대주교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는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저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저는 알레포 그리스도인들의 눈에서, 그리고 여러분의 자비에서 희망을 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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