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허리케인 ‘어마’가 쿠바 동부 도시 카마구에이에 상륙하며 에스메랄다 지역을 강타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7천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지방 의회 긴급 구조대가 밝혔습니다.
카마구에이 대교구장 윌프레도 대주교는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하여 에스메랄다와 인근의 피해 규모를 파악했습니다. 윌프레도 대주교는 하로누(Jaronú)와 히키(Jiquí)의 무너진 성전도 찾아갔습니다. “저희는 에스메랄다에서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수많은 가옥들이 피해를 입고, 많은 주민들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모두 ‘하룻밤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른다’고 탄식하더군요.”
윌프레도 대주교는 히키의 무너진 성전을 둘러보고 크게 슬퍼했습니다. 대주교는 ACN과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무너진 성전을 보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웠다”며 “의자는 뭉개지고 성상들은 파괴되었다”고 피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윌프레도 대주교가 허리케인 피해 지역을 방문하는 동안에도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대주교는 이스마엘라와 알베르토라는 한 젊은 부부를 만났는데 “대주교님, 성당은 무너졌지만 교회가 무너진 것은 아닙니다.”라고 건넨 그들의 첫마디에 깊이 감동받았다고 말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윌프레도 대주교가 에스메랄다 지역의 여러 마을과 본당 사제를 비롯한 성직자들과 연락을 취하며 괜찮은 지 안부를 물었을 때 대부분 “저는 괜찮습니다. 그보다 밖에 나가서 긴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음식이나 여러 구호품을 구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쿠바 가톨릭교회는 9월 8일 성모탄생축일과 쿠바의 수호성녀축일을 평소와 같이 맞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윌프레도 대주교는 “예전처럼 애덕의 성모 행렬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우리의 선한 주님께서는 지금 ‘사랑의 행렬’에 동참하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라고 말합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의 쿠바 지원 사업 담당자인 울리히 크니는 하로누와 히키의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허리케인 피해 지역과 피해 주민들을 치유하기 위한 원조 사업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CN은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교회를 온전히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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