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를 위해 익명을 요구한 니카라과 교회의 한 관계자가 교황청재단 ACN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그는 언론이 최근 수개월 간 전국을 강타한 심각한 국가적 위기를 조심스럽게 보도해야 하지만 대부분 중립성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호소합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에는 수많은 가짜 뉴스가 떠돈다고 합니다. 일례로 지난주 에스텔리(Estelí)교구의 아벨라르도 마타 주교가 살해되었다는 가짜 뉴스가 인터넷상에 널리 퍼지기도 했습니다.
“현재 니카라과에서 벌어지는 갈등은 또한 언론 간의 전쟁이기도 합니다. 언론들 사이의 충돌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익명의 관계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현재 당면한 거짓말, 혼란, 반계몽주의 등은 총탄과 폭격만큼 위험합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공포 심리를 조장하기 때문이지요.”
친정부 성향의 언론과 반정부 성향의 언론 모두 공정성을 잃었다고 합니다. “친정부 언론은 경찰이나 공권력이 먼저 시민들에게 발포했다는 사실을 보도하지 않거나, 보도하더라도 범죄집단의 탓이라고 주장합니다.” 반정부 언론은 종종 가짜 뉴스를 생산합니다. “그들도 경찰이나 정부 관련인사가 살해되거나 시장의 집무실이 방화를 당해도 이를 보도하지 않아요.” 지난 일요일 농부 3명이 현재 대통령인 다니엘 오르테가가 이끌던 사회주의 단체 산디니스타민족해방전선과 가깝다는 이유로 살해당했지만, 반정부 언론들은 이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갈등은 국가를 두 편으로 양분하였고 양 진영 모두 과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사업자·근로자가 내는 연금 기여금 부담은 올리고 연금 수령액은 삭감하는 연금개혁을 발표하였고, 소셜 미디어상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하자는 움직임이 퍼졌습니다.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정부 지지자들이 연금개혁을 옹호하며 거리로 나오면서 갈등이 시작되었고, 친정부 군대가 시위하는 이들을 폭력 진압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우리는 30년 전 발발했던 니카라과 내전을 기억해야 해요. 현재 그 상처가 다시 벌어지고 더욱 깊이 곪으려 합니다. 서로에 대한 증오가 문제지요. 가장 시급한 과제는 화해의 길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도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용서를 말하는 사람입니다.”
지난 7월 14일 니카라과 교회는 성직자에 대한 공격을 포함해 정부가 자행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폭력 진압 입장표명을 했습니다. 교황청재단 ACN 재단장 마우로 피아첸사 추기경은 이렇게 강조합니다. “현재 니카라과와 같은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들은 교회가 도덕적으로 올바른 태도를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이 교회가 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ACN의 주 사명은 여러 지역의 소식을 전 세계에 알리고 사목적인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의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고통받고 폭력을 겪는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기도는 모든 변화의 원동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