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아젱 아남피아니는 국민 다수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에서 가톨릭 신자로 살아가는 평범한 17세 소녀입니다. 아젱은 자바섬 서부의 브카시(Bekasi)에서 공립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전교생 1,200명 중에 가톨릭 신자는 24명에 불과하며 아젱은 반에서 유일한 그리스도인입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종교 수업을 받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아젱은 금요일마다 따로 가톨릭 종교 수업에 참석합니다. 아젱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데에 종교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하루하루를 보내요. 이슬람 기도로 수업을 시작하죠. 저는 속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쳐요. 다른 종교를 가진 친구들을 존중하기 위해서지요. 성모송을 외우기도 하고요. 그 시간을 제 일상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기회로 삼는 거예요.”
“선생님들이 저를 다른 아이와 똑같이 대해 주세요. 저는 차별받지 않아요. 작년에 학교 대표로 선출되어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영어 실력을 겨루기도 했던 걸요. 저는 이런 기회를 가진 것이 특히 가톨릭 신자로서 뿌듯했어요.”
“저는 항상 함께 다니는 여섯 명의 단짝 친구가 있어요. 모두 이슬람 신자들이에요. 저만 유일한 가톨릭 신자고요. 그렇지만 저는 저와 친구들이 다르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우리는 다 똑같아요. 저는 최근에 친구 다라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아 집에 찾아갔는데요. 다라의 부모님과 친지분들께서 저를 친절하게 맞아 주셨어요. 그분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저만 유일하게 히잡을 쓰지 않았는데도 말이에요.”
“저랑 놀러 다닐 때도 친구들은 모두 히잡을 쓰고 있어요. 저는 그걸 전혀 이상하게 생각 안 하고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생각해요. 저는 친구들의 신앙을 존중해요. 친구들도 그리스도교를 존중하고요. 아이들이 이슬람 사원에 기도하러 가면 저는 지갑이나 가방을 보관해 주곤 해요.”
그렇지만 인도네시아의 가톨릭 신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젱이 사는 바로 이웃 자카르타(Jakarta) 교구의 산타 클라라(Santa Clara) 공동체는 교회 건축을 위한 정부의 허가를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역 이슬람 단체들이 교회 건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산타 클라라 공동체는 상점 세 곳을 임대하고 그곳에서 함께 모여 미사를 거행하고 묵주기도를 바쳐요. 그곳은 ‘아스리’ 성당이라고 불리는데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뜻이에요. 그곳에서 한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행사들도 열려요. 사실 상가가 기도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아니지요. 상가에는 주일마다 미사를 드리는 다른 그리스도인 공동체들도 있어요. 교회를 세우지 못해서 그렇지요.”
“저는 가톨릭 신자인 것이 너무 좋아요. 주변 사람들 대다수가 이슬람 신자들이지만 모두 조화롭게 살 수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존재를 싫어해요. 교회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사람들이 그렇죠. 하지만 저는 대부분의 이웃은 우리와 형제자매처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