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는 석유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무려 100만%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국민 대부분은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교회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베네수엘라의 화합을 도모하려 합니다. ACN은 2008년부터 수도 카라카스에서 남쪽으로 300km 떨어진 칼라보소(Calabozo) 대교구장 이마누엘 펠리페 디아즈 산체스 대주교(63)와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지요. 오늘날 인플레이션이 100만% 까지 치솟았고 국민 대부분은 빈곤에 허덕입니다. 구체적으로 베네수엘라에 어떤 위기가 닥쳤나요?
상점에서 상품 가격을 물어보고 한 시간 후에 다시 와 보면 그 물건의 가격은 벌써 올라 있을 것입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합니다. 수많은 이들이 매일 쌀과 콩만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어요. 병원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지요. 의약품이 부족해요. 환자들은 가진 것을 모두 팔고 있어요. 많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결국 이주를 선택하고 있어요.
콜롬비아와 국경 상황이 특히 나빠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국경검문소를 폐쇄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요. 많은 이들이 비자 발급 비용이 없어 국경 지역에 꼼짝없이 발이 묶였습니다. 이곳 사정에 대해 들으신 바가 있나요?
교회는 유일하게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기관입니다.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이주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경 지대의 교회에서는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누어 주고, 잠자리나 의약품을 제공합니다. 얼마 안 되는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사 드립니다.
베네수엘라는 현대의 사회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입니다. 그 때문에 교회도 어려움을 겪었나요?
베네수엘라의 정치체계는 사회주의, 보수주의, 무신론, 심령론 등의 영향으로 점철된 다채로운 패치워크와 같습니다. 주교단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는 항상 있었지만 성공한 적은 없지요.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은 가톨릭교회와 이전 정부가 체결한 협정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학교의 10%와 수많은 직업학교를 교회 재단이 운영합니다. 이는 국가에 큰 이익이 되지요. 수많은 정치인은 인기를 얻기 위해 종교적으로 행동합니다. 한편 공무원들은 더는 주교 서품식에 참가하지 않습니다. 일관성이 없지요.
교회 상황은 어떠한가요?
베네수엘라 인구 75%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대부분 독실한 신자이지요. 사람들은 적어도 교회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파탄은 물론 교회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청소년의 날 행사나 가족 모임 같은 큰 행사를 열 수가 없어요. 신자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면 교회 공동체도 존속될 수 없습니다. 사제들의 상황도 말이 아닙니다. 많은 사제가 홀로 넓은 지역을 관할해야 합니다. 대부분 시골이지요. 사제들끼리 서로 교류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요. 생필품을 사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많은 수도자가 베네수엘라를 떠납니다. 수도원이 더는 재정지원을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베네수엘라 교회는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있나요?
교회는 결코 학교와 교육을 포기하지 않고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세울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려 합니다. 사제들은 해외에서 얻은 의약품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함께 끓이는 찌개” 운동이 가장 성공적입니다. 자원봉사자가 기부받은 식자재로 국을 끓여 가난한 이에게 제공합니다. 교회도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 잘 알기 때문에 사람들은 매우 고마워해요.
ACN과 같은 단체가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저는 부탁하는데 익숙하지 않아요. ACN은 적극적으로 도움을 제안합니다. 저희는 언제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베네수엘라는 도움이 필요해요. 먹을 것과 의약품을 사야 해요. 그뿐만 아니라 사목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사제와 신자들은 서로 연결되고 서로 지탱해 주어야 합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들은 서로 만나고 소통해야 해요.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성경과 교리교육 자료도 부족하지요. 사제들의 생계지원도 필요해요. 그들에겐 미사 봉헌이 유일한 수입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