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5일 일요일 아침, 29번째 방문 국가인 불가리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불가리아에 이틀간 머물며 수도 소피아(Sofia)와 라코브스키(Rakowski)를 방문했습니다. 언론은 주로 이민, 빈곤과 같은 정치-사회적 문제에 초점을 맞춰 교황의 방문을 보도했지만,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수장이자 목자로서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며 작은 가톨릭 집단들을 격려하기 위해 불가리아를 찾아왔습니다.
“우리 가톨릭교회가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심 어린 종교 간 만남이었어요.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강한지 교황님께 보여드리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불가리아 중부, 수도 소피아에서 230km 떨어진 스타라사고라(Stara Sagora)의 살레시오회 마틴 질레크 신부는 말합니다. 마틴 신부는 ACN의 협력 파트너입니다.
불가리아 국민 상당수는 자신을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생각합니다. 인구의 80%는 정교회 소속이고, 10%가 이슬람인이며, 가톨릭 신자는 소수집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번 교황님의 방문을 대단히 기뻐했지요.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4%가 교황님과 방문단이 오는 것을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정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하는 기도 예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환희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마틴 신부는 이것이 정교회 전체의 의견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불가리아인들은 개방적이고 관용적입니다. 하지만 교회일치운동은 아직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인간적으로 우리는 정교회 사제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불가리아인은 200만 명정도 되는데, 특히 서유럽에 사는 이들은 가톨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에 사는 많은 불가리아인은 “지상의 평화”라는 교황방문 모토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불가리아는 발칸 반도 국가들이나 우크라이나처럼 폭력 또는 전쟁으로는 특별히 서유럽의 관심을 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틴 신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모토는 교황 요한 23세의 회칙 “지상의 평화”에서 따왔습니다. 요한 23세 교황님은 1925년에서 1935년까지 불가리아 교황대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황님을 ‘불가리아의 교황님’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모토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오랜 세월 평화롭게 공존한 불가리아가 다른 국가의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늘날, 불가리아에는 수많은 소수집단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집단은 집시입니다. “집시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의 40%가 집시 아이들이지요. 이러한 경향이 생긴 것은 3년이 넘었어요. 상당히 많은 수이고, 중대한 과제이기도 하지요. 좋은 교육을 제공할 방법을 찾아야 해요. 하지만 빠른 해결책은 없을 것입니다. 급진주의 정치인들만 지름길이 있다고 주장할 뿐이죠.”
체코 출신인 마틴 신부는 “지상의 평화”라는 모토에 관해 깊이 묵상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언제나 평화로 이르는 길은 있지만, 평화를 위해서 매일 노력해야 합니다. 평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평화를 잃을 수 있어요.”
마틴 신부의 수도원은 가난한 지역, 특히 집시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청소년 및 아동을 위한 사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교황님의 방문 소식을 듣고 크게 기뻐했습니다. “많은 아이들은 교황님이 스타라사고라까지 찾아오시는지 물었어요. 순진무구한 질문들이 너무 귀여웠죠.” 마틴 신부 교구에서 100명은 소피아로, 40명은 라코브스키로 가서 교황님을 만났습니다. 여기에 집시 청소년 20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귀중한 선교 기회였어요.” 집시를 포함하여 불가리아인 대부분은 신앙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신을 따르는 사람들도 있어서, 옳은 길을 따를 수 있도록 이들을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스타라사고라 출신 아이들은 라코브스키 성심 성당의 미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청소년 10명과 몇몇 가정이 참석 준비를 했지만, 준비가 미흡했어요. 우리는 근사한 사진만 남기는 행사는 원하지 않았죠.” 마틴 신부는 설명합니다. 하지만 몇몇 집시 청소년들이 소피아 미사에 참석하여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감동에 차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교황님께서 깜짝 선물을 주셨어요. 미사 후에 우리 아이들에게 다가와 말을 거셨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었죠. 아이들이 교황님을 큰 소리로 불렀어요. 교황님은 아이들에게 오셔서 ‘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경청해보자꾸나. 그곳에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거든. 시끄러운 곳에서 물러나 있어보렴.’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틴 신부는 ACN 후원자들에게 프로젝트 지원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후원자 여러분 덕분에 불가리아교회는 모든 불가리아인, 특히 집시 아이들을 위한 새 성전과 교육센터를 건축할 수 있었습니다. 2년 후에 초등학교 한 곳을 개교할 예정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세계 교회에 속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경제적인 지원을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영적인 지원도 해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는 불가리아 사제와 수녀를 세계 곳곳으로 보내어 선교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령께서 이 모든 일을 하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