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유엔은 전 세계에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전쟁을 그만두고, 바이러스와 싸우자고 호소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ACN은 전쟁이 벌어지는 여러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과 연락해 소식을 들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ACN은 카메룬, 시리아, 필리핀, 우크라이나, 나이지리아, 이라크, 멕시코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상황을 짧게 보고합니다.
앞서 2020년 3월 23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는 “바이러스의 맹렬한 공격을 보고서도 전쟁을 계속하는 것은 광기”라고 주장하며 ‘글로벌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우리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진짜 전투를 위해 무력 분쟁을 멈출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는 모든 나라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바이러스 앞에서, 전쟁 당사자들이 싸움을 멈추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3월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삼종기도 이후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발표한 내용을 강조하며 “인도주의적 원조 통로의 조성과 외교적 개방성을 장려하며,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자”고 호소했습니다.
평화를 구축할 기회
카메룬 바멘다의 앤드류 응케아 대주교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어권 분리주의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휴전에 동의한 것이 사실이지만, “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시리아 북부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알자지라 하사케주, 칼데아 가톨릭교회의 니달 토마스 몬시뇰에 의하면 “지금도 전투기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폭격의 강도도 약해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고도 조용한 날이 2~3일을 넘기지 못합니다. 9년간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의 상황은 팬데믹 때문에 더욱 위태로워졌습니다. 시리아의 의사 60%가 떠났고, 병원의 1/4만 운영 중입니다. 이웃 국가인 레바논의 경제 위기처럼, 시리아 또한 달러 부족과 국제 공동체의 제재 때문에 경제난이 심각합니다.
필리핀에서도 정부 보안군과 공산주의 반군 신인민군(NPA) 게릴라 간 전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교 사제인 세바스찬 담브라 신부는 “코타바토주와 욜로섬에서 이슬람 테러단 아부 사야프가 계속 공격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다행히도 양측이 바이러스에 겁을 먹고, 정부군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충돌이 조금은 잠잠해졌습니다.
비극 속의 비극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전쟁은 더 이상 언론에서 주요 기사로 보도되지는 않지만,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카리프 교구장 파비오 혼차루크 주교는 분쟁 지역을 사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과두 정치 시스템 때문에 얼마나 우크라이나 보건 시스템이 붕괴되었는지가 드러났습니다. 특히 지방에서 말입니다. 팬데믹은 우크라이나에서 역사적으로 내려오는 정치인들의 만연한 부정부패를 드러냈습니다. 공산주의 정권 아래 70여 년을 보내면서 가정과 전통적인 가치는 약해지고, 무시되었습니다.” 영적 연대가 사라지는 바람에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졌습니다.
나이지리아의 교회는 빈곤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장 큰 위험은 가난한 이웃들에게 닥칠 수 있는 기근입니다. 불안한 경제가 더욱 위태로워진 것입니다.” 나이지리아 아부자대교구장 이냐시오 카이가마 대주교는 이렇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보코하람의 산발적인 테러 공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지리아 동북부에서 말입니다.”
이라크에서는 IS(다에시)가 2017년 공식적으로 패배했지만, 북동부 키르쿠크와 살라딘 주에서는 여전히 테러리스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복지 서비스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바그다드의 칼데아 가톨릭교회 총대주교 루이스 라파엘 사코 추기경은 ”이러한 공공 기관들이 2003년 사담 후세인 정부가 몰락한 후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돈이 없고, 병원과 의사, 의료기기가 부족합니다. 봉쇄와 격리 규정은 우리 문화와는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열린 문의 교회
멕시코 천주교 주교회의 부의장인 카를로스 가르피아스 멜로스 대주교는 “우리 사회의 폭력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마약 밀매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새겨듣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회는 더욱 “폭력의 피해자들에게 문을 엽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처럼, 격리 기간에도 “외곽으로 나가는” 교회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무장 단체도 휴전의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밤바리 부교구장 보좌 주교 베르트랑 기리샤르 아포라 응갈라니베 주교는 이렇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무장 단체들이 전략적으로 전투를 벌여 자신의 세력을 확산하고, 천연 자원을 약탈하고 있습니다.” 그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범종교 사업이 시민들간 무너진 관계를 다시 세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개신교와 무슬림 형제들과 함께, 밤바리의 ‘종교간 대화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의식 개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과 현실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ACN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세계 곳곳에서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ACN은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선택할 것을 촉구하며, 국제 사회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