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N 재단장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
ACN의 친구, 가족 여러분에게 보내는
2021 성탄 메시지
2021년에도 또 다시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우리가 간절히 바라왔던 만남들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여러분 모두에게 큰 사랑과 함께 경의를 표하며, ACN의 모든 직원들과 친밀한 우정으로, 기도 안에서 언제나 일치합니다.
저는 여기서 성탄의 신비의 본질에 대한 한 가지 생각을 간단하게 짚어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세상에 오시기 전에, 우리의 언어를 쓰시며 당신을 낮추셨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곧 우리의 말입니다. 하느님의 육화, 즉 거룩한 강생은 성경과 함께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시어, 사람이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교는 단지 영혼에 대한 종교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는 그 본성이 육신과도 연결되어 있는 종교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그리스도의 인성의 ‘성사’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의 백성이 됩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만남은 그리스도의 인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교를 영지주의 혹은 도덕적인 교리로 바꾸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음을 아는 것이 궁극적인 역설입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가장 심각한 유혹 중 하나는 그리스도교를 일련의 도덕적 지침이나 가르침, 순수한 사회 구호 운동, NGO 등으로 변모시키는 것이고, 프란치스코 교황님 또한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관하여 우리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사고 방식은 거의 모든 미디어에 의해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이 흐름에 결코 휩쓸리게 두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이를 상기하고, ACN의 경영진에게도 상기시키며, ACN의 활동 방식과 의사 결정에도 반영해야 합니다. 구원하시는 분은 오직 하느님 한분뿐이시며,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몸소 사람이 되셨습니다. 가장 큰 위험은 진정한 그리스도와의 관계에서 더욱 멀어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행동과 우리 삶의 가치를 약속해 주십니다. 삶의 모든 상황에서 하느님을 인식하고, 그리하여 더욱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우리가 매 순간 하느님 현존의 빛 속에서 살 수 있으려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과 우리가 말하는 모든 것을 복음 말씀에서 찾아야 합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우리를 도와 주소서!
성모님만큼 예수님과 긴밀한 관계 속에서 살았거나 살 수 있었던 생명은 없습니다. 이 관계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아들이자, 모든 이의 형제, 우리 가운데 한분이 되신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형제들」 (Fratelli tutti)의 근본적인 개념입니다.
당신의 아들이 모든 이와 함께 하시는 한분이시기에, 하느님의 어머니 또한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인간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들어오십니다. 모든 인간의 삶과 모든 인류의 삶이 그리스도 세대의 행위로 정리되며 존재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과, 구유 앞에서 기도하며 여러분을 기억하겠다는 저의 약속과 함께, 여러분과 가족분들에게, 그리고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복된 성탄이 되시기를 빕니다.
ACN 재단장·교황청 내사원장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
2021년 주님 성탄 대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