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1일, 미얀마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1년은 테러와 고통의 한 해였으며, 미얀마라는 한 아시아 국가의 방향 자체를 무너뜨렸습니다. 미얀마군의 국가 권력 장악에 반대하며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는데, 이에 대한 군 수뇌부의 대응은 무자비하고 잔인했습니다. 전 세계는 쿠데타 이후 미얀마가 점차 폭력 사태로 빠져드는 모습을 충격 속에, 그리고 명백히 무력하게 지켜보았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2022년 2월 1일을 미얀마를 위한 기도의 날로 요청합니다. 이는 지난 1월 14일 미얀마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호소문에 대한 응답이며, 미얀마 가톨릭교회와 함께한다는 연대와 형제애의 표징입니다.
미얀마의 갈등으로 가장 고통받는 지역은 친주, 카야주 그리고 카인주인데, 미얀마군이 민병대와 대치하고 있는 곳이며, 역사적으로 민족 간 갈등이 두드러진 곳입니다. 2021년 12월 중순 이래로 우기가 끝나면서 이동이 용이해지자 특히 남동부에서 공격이 다시 격렬해졌습니다. 이 지역에 그리스도인 인구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ACN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미얀마와 소통은 여전히 매우 어렵지만, ACN은 카야주에서 최소 14개 본당이 버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제와 다수의 수도자들은 밀림이나 외딴 마을로 피난을 떠난 신자들과 동행했습니다. 그렇지 않은 이들은 거의 황폐화된 마을에 남아 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군부의 주요 공격 대상 중 하나는 카야주 주도인 로이카우였습니다. 인근 지방 출신인 난민 수천 명 가운데 주교좌 성당 부지로 피난 온 내부 실향민도 300여 명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갈 곳이 없거나 탈출할 수단이 없었던 어르신과 여성, 장애인, 어린이들입니다.
지난 성탄 대축일에 카야주 모소 마을에서는 민간인 최소 35명이 살해당하고, 불에 타고, 불구가 되었습니다. 끔찍하고 가슴 아픈 잔혹 행위였습니다. 카렌주의 공습으로 주민 수천 명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피난을 떠났습니다. 미얀마는 현재 전쟁 국가입니다.
이 기도의 날과 함께, ACN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무고한 시민들, 특히 민족과 신앙에 관계없이 어린이, 여성, 어르신 그리고 아픈 이들을 포함하여 고통받는 지역의 실향민들을 위한 중재를 희망합니다. 피난길 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중 대부분은 굶주림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교회가 직면한 과제는 슬프게도 과거 미얀마를 고통스럽게 한 갈등 때문에 익숙한 것이기도 합니다. 성당 마당과 밀림에서, 그리고 캠프에서 점점 더 증가하는 수의 실향민들을 돌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먹을 것과 마실 것 이상의 것을 갈망합니다. 그들에게는 영적 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형제자매들은 멈추지 않고 신앙을 실천하며, 그와 반대로 우리는 때로는 문에서 문으로 전해지는 미사와 영성체가 신자들에게는 “큰 위로”로 남아 있다는 것을 압니다. 무장한 군대가 아니라, 착한 목자처럼 자신의 목숨을 걸고 신자들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 사제에게 그 문을 열어 주었을 때 가족들이 느낄 수 있는 안도감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ACN은 또한 2022년 2월 1일,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피난길에 오른 신자들을 목자적 동행과 성사로 지원하는 모든 사제와 수도자, 교리교사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그들이 신앙과 인종,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을 위한 사랑과 희생의 사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힘을 주시기를 청합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1년 2월 1일 이후 무력 충돌과 불안의 결과로 미얀마 내 난민의 수는 2022년 1월 17일 기준 405,700명에 달합니다. 유엔 인도 지원 조정국은 빈곤의 위험에 처한 미얀마 인구가 2022년 25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며, 그중 1440만 명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안먀 쿠데타 이후 1년, 미얀마 내 실향민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또 그 길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하느님께서 움직여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생명을 존중하고 전례 거행을 위한 제단, 병원, 학교와 같은 보호 구역을 지킬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미얀마의 주교들은 개별적으로, 단체로, 혹은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미얀마의 폭력 사태를 종식시키고 대화로 돌아올 것을 반복해서 호소해 왔습니다. 또한, 특별히 미얀마를 위한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쿠데타 시작부터 미얀마인들과 미얀마교회에게는 보편 교회의 자비로운 마음과 기도가 함께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 대축일 교황 강복 ‘우르비 엣 오르빗’을 통해 미얀마를 위한 기도를 다시 한번 요청했습니다.
ACN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이 더 멀리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미얀마 쿠데타 1년이 되는 2022년 2월 1일, ACN 후원자 여러분이 미얀마를 위한 기도에 목소리를 모아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평화야말로 미얀마라는, 지난 역사 속에서 무수한 고통을 견디어 낸 나라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ACN은 미얀마를 위한 기도의 날에 선한 뜻을 보태어 주시는 ACN의 모든 후원자와 협력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