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사랑과 자비!
2022년 2월 24일,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전쟁이 더는 위협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습니다. 벌써 6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크라이나 땅에서는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땅은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남성들은 총을 들고 싸워야 하는 군인이 되었고, 아이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여인들은 전쟁을 피해 일상의 터전을 벗어나 도망을 쳐야 했습니다. 왜 이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며,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얼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분명한 것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들에게 전쟁의 상처가 더욱 깊이 새겨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든 전쟁은 그 이전보다 훨씬 나쁜 세상을 남겨 놓습니다. 전쟁은 정치와 인류의 실패, 치욕스러운 항복, 악의 세력에 대한 패배입니다. 우리 모두 그저 이론적 토론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직접 접하고 어루만집시다. ‘부수적 피해자’로 간주 되었던 살해당한 많은 민간인들을 다시 바라봅시다. 전쟁 희생자들에게 물어봅시다. 전쟁 난민들, 핵 방사능이나 화학적 공격의 여파로 고통받는 이들, 자녀를 잃는 어머니들, 불구가 된 아이들이나 유년 시절을 빼앗겨 버린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집시다. 이 피해자들이 겪은 그 폭력의 진실을 숙고해 보고, 그들의 눈으로 그 실상을 바라보고, 열린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입시다. 그렇게 할 때에 우리는 전쟁 한가운데에 자리한 악의 심연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 261항
우크라이나의 모든 교회는(로마 가톨릭 교구는 물론 가톨릭 교회와 일치하는 그리스-가톨릭 교구, 루테니안 및 아르메니아 가톨릭 자치단에 속하는 교회) 교구 내 모든 성당, 신학교, 수도원의 문을 난민들을 위해 열었습니다. 매트리스와 담요, 구호 물품은 물론 하루 세 끼 식사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난민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중단없이 병원을 운영하는 교구도 있습니다. 사제, 신학생, 수도자들은 잠시나마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1953년부터 우크라이나의 교회를 지원한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나자 즉각 기존의 교회와 신학교 건설, 신학생 지원 외 평화를 위한 더 뚜렷하고 분명한 긴급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미 70년 전 이 땅에서 전쟁을 겪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모든 신자분과 너그러우신 후원자 여러분께 이 전쟁의 조속한 종식과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끊임없는 기도를 청합니다. 꺼지지 않는 기도의 불씨와 평화의 염원을 담아 ACN 한국지부는 매주 목요일마다 다음의 순서로 「ACN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글을 게시하려고 합니다.
1. ACN의 우크라이나 지원 배경
2. ACN이 지원하는 가톨릭 신앙과 그에 따른 예식들
3. ACN의 주요 지원 분야 I
4. ACN의 주요 지원 분야 II
5. ACN의 주요 지원 분야 III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일치를 이루고, 증오를 담아 두는 것이 아니라 이를 떨쳐 버리며, 새로운 장벽을 더 높이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대화의 길을 열어 나아가면서, 각자 평화의 장인이 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 284항
전쟁이라는 거대한 악 앞에 우리의 무력함으로 자칫 무관심에 빠질 수 있는 이 순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기도와 간구를 청합니다.
“평화의 모후님,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인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전쟁의 어리석음 속에서도 우리를 “평화의 장인”으로 부르신 주님께서 지금 여기 계십니다. ACN 한국지부는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ACN의 사명’을 실천하려 합니다. 저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계속 기도하며, 알리고, 행동하겠습니다.
이 부르심에 그리스도인 한 분, 한 분을 초대합니다!
고통받는 우리 형제, 자매인 우크라이나 교회의 아픔에 함께해 주십시오.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세요!
2022년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에
ACN 한국지부장 · 지도 신부
박기석 사도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