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박해를 겪은 탓에 바그데다(Baghdeda, 카라코쉬)의 그리스도인들은 끔찍한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박해받지 않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지 않는 교회”라고 믿고 있다.
바그데다의 어느 아름다운 날, 가족들이 성 베넘과 성 사라 성당으로 몰려들었다. 성당 내부는 본래 그대로인 것 같았고 신자석은 시리아 가톨릭 미사 전례에 참석한 신자들로 가득 찼다.
바그데다 출신의 조지 자홀라 신부는 아직도 확연히 보이는 쓰러진 종탑과 같은 일부 파괴의 흔적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2016년 바그데다가 다에시의 점령에서 벗어난 지 사흘 뒤 제가 처음 방문했을 때 이곳은 완전히 황폐했습니다. 성당은 불탔고 종탑은 무너져 있었습니다. 정말 슬펐습니다. 다에시 점령 전에 이 본당에서 신자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굳건했기에 재건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당시 파괴된 성 베넘과 성 사라 성당. 무너진 종탑과 조지 자홀라 신부(출처=ACN 자료사진)
성당 복원은 수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최근 내부 복원을 마무리하고,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의 경제적 지원으로 마침내 성당 외부 복원 작업 또한 착수하였다.
쿠르디스탄 망명 생활에서 돌아온 바그데다의 신자들은 재건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기도하기 위해 성당에 모였다. “바그데다 공동체는 다시 돌아와 이 본당에서 기도를 드릴 수 있다는 것에 감격했습니다. 저희는 이 신앙이 굳건해지도록 격려하고 성당은 단지 건물이 아니라 이 본당에서 생활하는 신자들의 영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싶었습니다. 2년 후 저희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성당을 복원해야 할 때라는 결심을 내렸습니다.”라고 조지 신부는 말했다.
내부 복원이 완료된 성 베넘과 성 사라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조지 자홀라 신부와 본당 신자들(출처=ACN 자료)
상징과 증거자
바그데다가 해방된 이후에도 서방의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이곳에 희망이 필요하다. 조지 신부는 이 성당의 복원은 이 땅에 남고자 하는 저항의 상징이며 그 증거라고 전하며, 일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여 이 땅의 증거자들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 일을 회고했다.
지역 본당 사제인 보우트로스 시토 신부는 성당 재건이 이라크에서 그리스도교 신앙 존속을 위한 더 큰 투쟁의 가시적인 표징이 되었다고 확언했다. “재건된 성당은 바그데다 공동체에 심리적, 정신적 힘이 됩니다. 이 재건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많은 가정이 이주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땅에 남고자 한다고 그들이 다시 반복될 수 있는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이들은 오히려 이 박해가 그들 신앙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 보우트로스 신부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교회는 박해를 받았습니다. 박해받지 않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짊어지지 않는 교회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분의 생애와 사명 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고난을 겪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다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그리고 마침내 부활하셨다면 우리도 부활한 삶을 살고 이 세상에서 복음의 기쁨과 희망의 증거자가 되기 위해 그분과 함께 그리고 교회와 함께 고난을 겪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