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이전에는 활기차고 안정적이었던 시리아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12년의 내전과 경제적 위기를 겪으며 많은 이들이 나라를 떠나야 했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가난으로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자신의 나라에서 미래를 그려나가고자 하는 시리아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함께 모일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섰다.
지난 10월 말,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100명 이상의 그리스도인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행사가 있었다. 그리스도인 희망 센터(Christian Hope Centre)는 ACN의 지원으로 첫 시리아 그리스도인 청년 지도자 모임을 개최할 수 있었다.
2022년 10월 24일~28일에 개최된 그리스도인 청년 지도자 모임에서 연설하는 주 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출처=ACN 자료사진)
과거 중동에서 가장 활기차고 안정적이었던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례를 대표하는 청년들이 시리아 전역에서 참가했다. 주 시리아 교황대사 마리오 제나리 추기경과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이냐시오스 아프렘 2세를 비롯한 일부 성직자들도 모임에 참석했다.
청년 참가자 중 한 명인 홈즈 출신 라피크 아본드씨는 “저는 시리아에 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제 나라에 계속 머물며, 제 지식과 경험으로 나라를 돕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모임에 참가한 청년들의 공통적인 생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리아와 같은 곳에서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특히 남성 청년들은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군 복무를 해야 할 뿐 아니라 일자리가 부족하고 수입도 낮다. 이로 인해 가정을 이루기가 어려워진 많은 청년이 이런 현실에 절망하며, 더 좋은 기회를 찾아 시리아를 떠났다.
2022년 10월 24일~28일에 개최된 그리스도인 청년 지도자 모임(출처=ACN 자료사진)
깊은 기도와 대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번 모임은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풀뿌리 활동의 좋은 예를 보여주었다. 타르투스 출신 제시카 모우와드씨는 이번 모임이 시리아의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첫걸음이 되길 희망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모임에 참석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쁩니다. 우리는 교회와 공동체 내에서의 활동을 결합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그리스도인 청년들의 역할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리아 곳곳에서 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계속해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이 모임이 지속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직업교육센터와 플랫폼, 신혼부부 지원 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한 토론과 해결방안에 대한 발제도 중점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시리아에 남기로 결심하고 경력을 쌓아 성공적으로 직업을 구한 그리스도인들의 경험담을 열정적으로 경청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지역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꿈을 품고 활기와 열정으로 가득 차 모임장을 떠났다. 라피크 아드본씨는 ”이 프로젝트들은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족시키고 시리아의 그리스도인 청년들에게도 이곳에 남아 존엄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시리아와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은 전 세계 그리스도교의 뿌리와도 같습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