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근본주의 이슬람교도, 유대인, 심지어 국가 당국에 의해 교회, 학교, 묘지에 행해지는 공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대표자들은 여러 성지와 학교, 심지어 장례 행렬에 대한 공격 등 반그리스도교적 사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있는 콥트 수도원 입구(출처=ACN 자료사진)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가 입수한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대표자들의 명의로 발표된 2023년 부활절 담화문에서,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은 이 축복받은 부활절에 대한 소망을 전하면서도 ‘격동의 시대’ 동안 신자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역경’을 비난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우리 모두가 본 것처럼, 점차 고조되는 폭력은 성지를 집어삼켰습니다. 특히 이 지역 그리스도인들은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지난 일 년 동안 우리 교회와 장례 행렬, 대중들이 모이는 공공장소가 공격 표적이 되었고 거룩한 성지들과 묘지들도 모독을 받았습니다. 또한 수천 명의 신자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 행렬과 부활 성야 미사 때 빛의 예식과 같은 우리의 전통적인 전례에 참석할 수도 없었습니다. 분명히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 당국과 합리적인 의견 도출을 통해 협력하기로 했지만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습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대표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얘기했다.
한편 ACN이 최근에 발간한 ‘2022년 박해받고 잊혀지다’ 보고서에는 이스라엘에 182,000명의 그리스도인이 있다고 이스라엘 통계청 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중 약 60%는 멜키트 그리스 가톨릭 교회에 속해있는 신자들이다. 여전히 이스라엘의 그리스도인은 증가하고 있다(2021년 1.4% 증가).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역사적인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사실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되기 전까지 요르단강 서안지구(West Bank)에는 18%에 달하는 그리스도인이 있었지만, 지금은 겨우 1%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지역을 떠난 이유는 아주 다양하다. 고용 차별에 대한 우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분쟁,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서안지구에 세운 장벽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면서 야기된 경제 문제 등이 있다.
주님 무덤 성당을 순례 중인 순례자들(출처=ACN 자료사진)
이처럼 최근까지 예루살렘의 여러 그리스도교 교회들이 견뎌온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여러 교회 대표자들의 부활 담화문은 희망적인 내용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는 정부 당국과 협력하기 위해 선의의 노력을 지속할 것이지만, 담당 공무원들 또한 우리에게 협조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더불어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들과 매년 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하는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교 순례자들이 안전하게 방문하고 종교 자유를 완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제 사회와 선의를 가진 여러 지역 사람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목소리를 내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이러한 지지는 언제든지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전적으로 사람의 손에 희망을 두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직 하느님께 궁극적인 희망을 맡기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우리는 거룩한 힘의 원천이신 성령과 함께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와 섭리에 대한 복된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이 수 세기 전에 예루살렘 첫 그리스도인들을 지탱하셨던 것처럼, 오늘도 우리를 지탱해 주실 것입니다.”
(예루살렘 총대주교와 교회 지도자들의 2023년 부활절 담화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