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수단 정부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사이에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정부군은 수단 대통령인 압델 파타 알 부르한(Abdel Fattah al-Burhan) 장군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RSF는 헤메디(Hemedti)라고 불리는 부통령 모함메드 함단 다글로(Mohammed Hamdan Daglo)가 이끌고 있다.
전투 첫날 RSF는 이미 대통령궁과 하르툼(Khartoum) 공항을 포함한 3개 공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의 승패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한편 무력 충돌은 점차 확산되고 있으며 이미 약 300명이 사망하고 3,00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CN 본부 아프리카 담당이자 수단 프로젝트 책임자인 킹가 폰 쉬어스태트(Kinga von Schierstaedt) 실장은 대외언론팀 마리아 로자노(Maria Lozano) 팀장에게 수단의 상황과 무력 충돌에 관해 설명했다.
수단 현지의 프로젝트 파트너들은 수도 현지 상황에 대해 무엇을 전하고 있습니까?
저는 방금 신속지원군(RSF)이 은신해 있는 곳과 아주 가까운 하르툼(Khartoum) 북부의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프로젝트 파트너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저는 통화 너머에 있는 총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거리에 차가 다니지 않고 아무도 길을 걷는 사람이 없으며 이웃의 목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어서 마치 유령 도시 같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거나, 나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도 이 상황에 대해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음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설사 그게 가능했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 도움이 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국가 전기 공급망의 고장으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적은 양의 디젤 기름을 사용하여 아주 잠깐만 냉장고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음식 문제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은 바로 물 부족입니다. 사람들은 수도꼭지에 흐르는 물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그들은 정원을 위해 설치된 관개시설의 물탱크에서 물을 퍼낼 수밖에 없어서, 그것을 끓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낮 동안에는 그늘에서조차 40도에 육박한 더위를 느끼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군용기는 RSF를 공격하기 위해 날마다 날아다니고 있고, 사람들은 언제 자기 머리 위에 실수로 떨어질지 모르는 폭탄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ACN 본부 아프리카 담당이자 수단 프로젝트 책임자인 킹가 폰 쉬어스태트(출처=ACN 자료사진)
이번 무력 충돌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것은 알 부르한 수단 대통령을 전복시키려는 헤메디 부통령의 시도이며, 2021년 10월 쿠데타 이후 수단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긴장의 정점입니다. 그 쿠데타에서 두 명은 2019년 4월 독재자 오마르 알 바시르(Umar al-Bashir)가 축출된 이후 수립된 과도 정부를 무너뜨렸습니다.
사실 이것은 이념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이익과 권력, 부를 얻기 위해서 무엇보다 RSF 통합을 위한 것입니다. 헤메디는 그가 수장으로 있는 RSF가 국가 안보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더 많은 권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준군사조직인 RSF를 정부군에 통합시키려는 협상은 대통령과 부통령 사이에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리고 알 부르한 대통령은 헤메디가 자신의 권력을 잠재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그의 조직을 국내 여러 지역으로 재배치하려는 시도가 곧 이 무력 충돌의 불씨가 되어버렸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수단은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금 생산국이며 헤메디는 아프리카 북부에 금광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매년 최대 160억 달러가 아랍에미리트로 흘러갑니다. 그만큼 헤메디는 금을 중요한 사업으로 삼았고 금은 곧 그의 힘이고 그의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그의 군대는 엄청난 수의 건물과 모든 종류의 사업체를 갖고 있는데, 분명 이것들을 정부에 넘겨주기 꺼릴 것입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수도에 국한되어 있는 전투입니까, 아니면 전국적 내전으로 번질 위험이 있습니까?
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수도 외에도 메로웨(Merowe), 엘 오베이드(El Obeid), 다르푸르(Darfur) 지역에서도 대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특히 엘 오베이드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입니다. 이곳 주교좌성당 앞 광장은 바로 옆에 RSF 진영이 있어서 전쟁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목요일에는 두 개의 큰 폭발물이 성당에 떨어졌습니다. 하나는 성당 창문을 날려버렸고 또 다른 하나는 그 근처에 있는 사제관을 파괴했습니다. 당시 이 성당 신부님은 사제관에 없었고 천만다행으로 아무런 인명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분명 권력 투쟁이고 서로 간의 입장이 팽팽하기 때문에 싸움이 확산될 위험성이 항상 있습니다. 저는 남수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수단 남부 지역 코스티(Kosti)에 있는 ACN 프로젝트 파트너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곳 상황은 아직 조용합니다.
엘 오베이드 주교좌성당(출처=ACN 자료사진)
가톨릭교회 상황은 어떻습니까? 활동에 영향을 받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제한받은 게 있습니까?
수단은 인구의 95% 이상이 무슬림이기 때문에 가톨릭교회 공동체는 매우 작습니다. 그러나 이 무력 충돌은 이념적, 종교적 갈등이 아니므로 모든 국민이 같은 피해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자들, 사제들, 수도자들은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 주일 미사는 중단되었고 사제들은 더는 성당에서 매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지역에서는 오직 가정 안에서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을 뿐입니다.
예상 가능한 결과가 있습니까?
ACN 프로젝트 파트너 중 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수단이 점점 더 어두워지는 느낌입니다.” 이 나라는 이미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없는 절망적인 경제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무력 충돌은 사람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동안 물가를 더욱 오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전은 종종 난민의 물결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징후가 있습니까?
현재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도심 지역을 많은 사람이 떠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일부는 생존에 필요한 전기와 물을 찾아 대부분 도시 밖에 있는 친구와 친척에게 피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난민의 물결이나 수용소에 대한 보고는 듣지 못했지만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르툼 외곽에 살고 있는 피난민 아이들(출처=ACN 자료사진)
이 갈등을 억제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까, 누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현재 서로 간의 입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합니다. 우리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어느 쪽이라도 양보하거나 이기지 못한다면 정부군과 민병대의 무력 충돌은 결코 빨리 끝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수단 정부가 집권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모든 프로젝트 담당자가 원하는 바입니다. 그들은 현재 우리가 물질적인 도움으로 수단을 도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수단 국민에게 힘을 줄 수 있는 한 가지는, 세계가 수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창조주께 드리는 기도
주님,
모든 사람을 동등한 존엄으로 창조하신
저희 인류 가족의 아버지,
저희 마음을 형제애로 가득 채워 주시어
저희가 새로운 만남과 대화, 정의와 평화를 꿈꾸게 하시고
더 건강한 사회와 더 품위 있는 세상,
기아, 빈곤, 폭력,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도록
저희를 이끌어 주소서.
저희가 이 땅의 모든 민족과 나라를 향하여 마음을 열어
주님께서 저희 각자 안에 씨 뿌려 주신
선과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일치와 공동 계획과 함께 나누는 희망의 유대를
굳건히 다지게 하소서. 아멘.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모든 형제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