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유목민 부족인 풀라니족이 또다시 지역사회를 공격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사망하고 집을 잃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불안정한 치안과 정부의 무대응으로 절망 속에 있다.
나이지리아 플래토 주에서 성탄 시기에 발생한 그리스도인 대학살의 현장을 사찰 중인 판크신 교구의 홍보국장 엔드류 디완(Andrew Dewan) 신부(출처=ACN 자료사진)
성탄 시기에 테러리스트들은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 주의 보코스(Bokkos), 바르킨 라디(Barkin Ladi)와 망구(Mangu)의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공격하여 파괴와 살인을 저질렀다. 사망자는 17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사망자의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격이 발생한 판크신(Pankshin)교구의 홍보국장 엔드류 디완(Andrew Dewan) 신부는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과의 인터뷰에서 12월 23일부터 26일까지 26개 마을에서 발생한 연쇄적 공격에 관해 이야기했다.
초기 보고서에서는 이 폭력 사건으로 약 17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사망자 수가 확인되었습니까?
지금까지 사망한 사람은 164명에서 167명까지 이릅니다. 그러나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희생자들이 모두 그리스도인들입니까? 아니면 무차별적 공격이었습니까?
이번 이유 없는 공격은 그리스도인 공동체들을 대상으로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 또한 같은 공동체에 사는 주민으로서 몇 명을 제외한 희생자 전원이 그리스도인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비그리스도인 희생자들은 마을에 고립되어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공격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셨는데 테러리스트들이 어떻게 공격을 진행했습니까?
이 폭력 사태는 처음 무슈(Mushu)라는 시골 마을의 공동체에서 밤에 발생했습니다. 18여 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풀라니족의 공격으로 전소된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차량(출처=ACN 자료사진)
무슈에서 발생한 사건을 겨우 받아들였을 때 투둔 마자트(Tudun Mazat)가 공격당했습니다. 저녁 무렵, 마을 사람 대부분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거나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이웃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괴한들이 쳐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경보를 울리기도 전에 괴한들은 마을을 덮쳤습니다. 사람들은 총에 맞아 즉사했고, 집들과 수확해 놓은 옥수수는 활활 타올랐습니다. 성당과 진료소들도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저는 그날 아침 이 가톨릭 공동체 성탄 미사 집전을 위해 마을을 방문했었습니다. 풀라니족은 투둔 마자트에서 마이양가(Maiyanga)마을로 내려와 13명을 더 죽였습니다. 그날 밤 다른 20여 개 공동체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공격자들의 신원과 범행 동기가 확인되었습니까?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은 일부 보도자료의 내용과 같이 용의자들이 확실히 풀라니 민병대나 대원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과 풀라니족이 함께 사는 공동체에서 풀라니족은 단 한 명도 피해를 입지 않았고 어떤 풀라니족의 집도 불타지 않았기 때문에 공격자들이 풀라니족이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범행 동기는 확실하지 않습니다만 망구 지역에서 일어난 공격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풀라니족은 그곳의 공동체들을 공격했었고 보코스 지역 중 특히 망구의 접경지역 공동체들에게 길을 열어 주라고 요구했지만 그들은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공동체들을 공격하기 위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사실 이 공격은 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목축을 해온 풀라니족은 북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거주하던 부족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한때 목축할 수 있는 방목지가 있던 살기 좋은 땅이었지만 지금은 사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풀라니족은 키우던 소들을 데리고 푸른 목초지가 있는 미들 벨트(middle-belt) 지역으로 내려왔습니다. 풀라니족이 제한받지 않고 이 목초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 원주민인 그리스도인들을 추방해야 하는 것입니다.
땅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입니다. 종종 지역 원주민들은 풀라니족이 공동체를 공격하기 위해 나서는 것을 확인하고 막아서며, 풀라니족은 공격을 막은 원주민들에게 보복하곤 합니다. 이번 공격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플래토 주 그리스도인 대학살 희생자들의 장례식(출처=ACN 자료사진)
성탄 시기에 맞추어 공격을 자행한 것일까요, 아니면 우연이었을까요?
이 갈등이 종교적 배경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번 공격이 분명히 종교적 분쟁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탄 시기에 공격을 해왔다는 사실과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이 함께 사는 마을에서는 무슬림은 공격하지 않고 그리스도인만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는 사실은 분명 종교적 갈등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이 문제에 대해 관찰하고 글을 써왔던 저로서는 이 공격이 전형적인 종교적 갈등의 특징을 지녔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는 의도적일 뿐 아니라 공격 시기로 볼 때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에 주류 언론과 SNS 등에서 풀라니족이 공격을 시작할 것이며 그 목적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최악의 고통과 파괴를 가져오기 위함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치안본부(경찰)의 관심을 끌었지만 많은 사람이 이 소문을 일축했고, 또 언제나 그렇듯, 비극이 일어나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와 같은 상황의 피해자들은 치안본부(경찰)의 대응 부족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신부님께서도 같은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군부대와 치안본부(경찰)가 이 일에 연루되었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미 시기까지 포함해서 이 공격에 대한 소문이 퍼져있었기 때문에 치안본부(경찰)가 정말 임무를 수행하려 했다면 이 공격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치안본부(경찰)에서 적색경보를 발령해야 했지만, 그들은 종종 그래왔듯이 전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였습니다.
플래토 주 그리스도인 대학살 이후 보코스(Bokkos)의 성 토마스 성당에 모인 국내 실향민들(출처=ACN 자료사진)
정치 지도자들은 무엇을 했습니까?
지도자들은 저희와 함께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 마을에 살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을 괴롭히는 문제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과감하게 어떤 조치를 취하지도 않아 법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여 주민들이 직접 해결에 나서는 일도 빈번합니다.
많은 사람이 위로와 영적 돌봄을 받기 위해 신부님을 찾아올 것 같습니다. 이 공동체에서 신부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상황입니까?
홍수처럼 밀려오는 국내 실향민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기 유럽에 비할 정도로 매우 추운 날씨로 인해, 공격받은 시골 마을의 그리스도인들이 임시 거주지, 식량과 옷을 찾아 도심으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공식적 대응이 없기 때문에 교회는 종종 이런 긴급상황에 홀로 대처해야 합니다. 수백 명의 국내 실향민이 성당에 모이기 때문에 교회는 이 긴급상황에 대처하여 식량과 옷 그리고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합니다. 상황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 없는 공격에 환멸을 느끼는 소수 그리스도인은 아프리카의 전통적 종교 혼합주의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을 받지만, 대다수는 이 시기에 성경 그리고 초기 교회 공동체와 성인들의 삶에서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