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ACN은 성 안나 수녀회 여성 수도자들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함께하며, 폭력과 납치로 황폐해진 아이티를 위한 기도에 동참한다.
지난 1월 19일 금요일, 한낮에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 여섯 명의 여성 수도자가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국제 언론에 따르면, 수도자들은 버스를 타고 대학교에 가고 있었는데, 무장 괴한 무리가 버스를 세워 수도자들과 다른 여성 승객과 운전사를 모처로 데려갔다.
현지 대교구와 아이티 수도자 협의회는 이 여성 수도자들의 소속 수녀회와 납치 사실을 확인하고 슬픔에 빠졌다.
아이티는 지난 몇 년간 범죄에 시달리며 혼란한 상황이다. 이를 틈 타 무장한 갱단이 포르토프랭스의 전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교회 역시 이 영향을 받고 있다. 2022년에는 이탈리아 선교사인 루이사 델오르토 수녀가 살해당했고, 5명의 사제가 납치되었으며, 2023년에는 2명의 사제가 납치되었다. 그러나 결국 7명 모두 석방되었다.
2010년 아이티 총선 이후 발생한 폭동(출처=ACN 자료사진)
여섯 명의 여성 수도자와 다른 두 명의 석방을 촉구하는 아이티 국내외의 많은 목소리에 ACN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월 21일 연중 제3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이 사건을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아이티에서 여섯 명의 수도자와 다른 두 명이 납치된 소식을 전해 듣고 슬펐습니다. 그들의 석방을 간절히 촉구하며 저는 아이티의 사회적 화합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아이티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는 폭력의 종식을 위해 모두에게 호소합니다.”
아이티는 작년 ACN 본부가 소개한 “평화를 위한 기도가 필요한 10개국” 중 하나이다. 해당 소개 글에서 포르토프랭스 대교구 맥스 리로이 메시도르(Max Leroys Mesidor) 대주교는 올해(2024년)에 아이티의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무장 단체의 극악무도한 지배와 정치인들의 무관심으로 아이티 국민은 큰 고통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은 분명합니다. 성탄 시기 동안 예수님 안에서 우리가 형제애로 하나 되어, 오랜 공포와 불신, 폭력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우리는 국제 사회가 갱단의 무장해제와 아이티의 회복을 위해 함께해줄 것을 희망합니다.”
아이티는 이번 수도자 납치 사건으로 순조롭지 못한 2024년의 시작을 맞이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있었던 여성 수도자 납치 사건 중 피해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이다. ACN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총 4명의 여성 수도자가 납치되었으며, 그중 3명은 나이지리아에서, 1명은 에티오피아에서 납치됐다. 2022년에는 전 세계에서 9명의 수녀가 납치되었다가 모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