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요하네스 클라우자 ACN 한국지부장을 포함한 ACN 대표단이 나이지리아 마우두구리(Maiduguri) 교구를 방문했습니다. 교구장이신 올리버 다셰 도에메(Oliver Dashe Doeme) 주교님은 마이두구리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알리셨습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학교가 무너져 문을 닫아 학생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위기는 바로 영성적 위기입니다. 대다수의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큰 외상을 입었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이 수많은 남편들을 살해하여, 5천 명 이상의 미망인이 발생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만 5천여 명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었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보코하람 피해자들에게 7만 유로(약 8,300만 원)를 긴급 지원했습니다.
교구 신자인 에스더 씨가 모국어인 하우자(Hausa)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보코하람이 이른 아침에 저희 집으로 침입해 왔습니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제 남편을 붙들고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강요했습니다. 남편이 그것을 거부하자 제 눈앞에서 그를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로제 씨의 남편도 개종을 거부한 이유로 이마에 총을 맞아 사망했습니다. 아홉 명의 자녀를 둔 아그네스 씨는 사랑하는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땅에 묻을 수 없었다고 슬퍼했습니다. “제 남편은 건설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보코하람이 순식간에 들이닥쳐서 남편과 다른 인부들을 모두 총으로 쏘아 죽였습니다. 테러범들은 죽은 이들의 시신을 거두는 것조차 막았습니다. 남편의 시신이 그곳에 그냥 버려져 있었어요.” 아그네스 씨가 이야기를 멈추고 앞치마로 눈물을 훔칩니다. 에스더 씨, 로제 씨, 아그네스 씨의 증언은 최근 수년간 마이두구리의 여성들이 겪은 끔찍한 일들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카트린 씨, 헬레네 씨, 저스티나 씨, 줄리에트 씨, 한나 씨 등 5천 명의 여성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다. 그들은 의연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지만, 그들의 심장은 고통으로 일그러집니다. ACN은 상처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홀로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합니다. 보코하람의 테러가 있기 전에 그들은 남편의 수입으로 삶을 꾸렸습니다. 남편을 잃은 그들의 삶은 완전히 변해버렸습니다. 자녀가 많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그들은 남편을 잊을 수가 없어 재혼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남편의 시신마저 제 손으로 수습하지 못하였기에 여전히 아파하며,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리워합니다. 그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못했으며, 쉽게 아물 수도 없을 것입니다. 도에메 주교님은 ‘성 유디트의 미망인회’(St. Judith Widow Association)이라는 단체를 설립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게 보다 나은 지원을 제공하고자 노력하십니다. 해당 협회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교육비와 식량을 제공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도에메 주교님은 “마이두구리 동부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도움이 절실합니다. 그곳은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교구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이두구리 교구는 나이지리아 북동부 지역을 관할합니다. 이곳은 보코하람의 발생지이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보르노(Borno) 주, 요베(Yobe) 주, 아다마와(Adamawa) 주가 북동부 지역의 세 주이며 보코하람의 주요 활동지입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마이두구리 교구에서는 200여 개의 성당과 공소를 포함하여 학교 25개, 병원 3개, 수도원 3개가 파괴되었습니다. 개인 가게와 가옥들의 피해는 헤아릴 수조차 없습니다. 또한, 보코하람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2,600만 명에 달하며 현재까지 2만 명이 목숨을 잃고 230만 명의 학생들이 배움의 기회를 잃었습니다.
ACN은 현재 보코하람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긴급 지원에 관심을 갖고 동참해 주십시오. 또한, 주변에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들의 이야기를 널리 알려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ACN은 성전 재건과 신학생 지원 사업 등 나이지리아 가톨릭교회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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