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의 마그다 카츠마렉(Magda Kaczmarek)은 2017년 6월, 동남유럽의 국가 마케도니아를 방문하였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마케도니아의 상황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카츠마렉씨, ACN 방문단으로서 최근 마케도니아에 다녀오셨는데요. 마케도니아는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에서 독립한 다민족 국가이지요?
그렇습니다. 마케도니아의 인구 약 2백만 명은 많은 민족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케도니아인이 약 60%로 다수이고, 알바니아인, 터키인, 로마인, 세르비아인, 보스니아인 등 여러 민족들이 나머지를 구성합니다.
마케도니아 가톨릭교회는 여러 다른 종파들과 평화의 기도를 드린다고 하던데요. 무엇 때문에 불안정한 사회상황이 야기되었나요?
2가지 주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그리스가 마케도니아라는 역사적 이름에 권리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그리스 북부의 마케도니아 지역에 대한 영토 소유권을 주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 역주).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둘러싼 갈등은 유고슬라비아 공화국에서 독립하던 1991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스는 이를 이유로 마케도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유럽연합(EU) 가입을 제지하고 나섰습니다. 갈등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둘째로 마지막 발칸 전쟁, 특히 코소보 사태 이후로 알바니아인의 수가 늘어나 인구의 1/4 가량이 되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언어를 사용할 것과 권리를 요구하면서 또 다른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종교도 사회적 갈등에 한 부분을 담당하나요?
새로 출범하는 사회민주당 조란 자에브(Zoran Zaev) 총리 정부가 얼마나 관용적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가톨릭 알바니아인들은 신앙을 그들의 모국어로 지킬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무슬림 알바니아인들은 사원을 지으려 하겠죠. 사우디 아라비아의 영향이 발칸 반도에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극단주의가 번질 위험이 있습니다. 알바니아 이민자들은 대부분 마케도니아 수도인 스코페(Skopje) 외곽에서 삽니다. 스콥스카 츠르나 고라산 (Skopska Crna Gora)이라는 검은 산악 지대로 매우 고립된 장소입니다.
성 마더 테레사 수녀님께서 스코페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분은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 두 민족 피를 모두 이어받으셨죠. 두 민족 모두에게 영적 어머니로 불린다는데 사실인가요?
그렇습니다. 마더 테레사께서는 두 민족 모두와 관련 있으세요. 성전이 있는 한 스코페 박물관에 기념비를 세워졌지요.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에서 모두 성전 뿐 아니라 공항, 고속도로, 쇼핑센터, 병원 등에 성 마더 테레사의 이름이 붙곤 합니다.
마케도니아는 발간반도에 위치했는데요. 난민이 얼마나 있나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세르비아 국경에 소수가 살 뿐이에요. 지난 해 마케도니아의 세르비아 국경 지대는 혼란스런 상황이었어요. 그러나 난민들은 그곳에 도착했을 때 거의 기력이 다하여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지요. 가톨릭교회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도왔습니다. 라도보(Radovo) 성당은 난민들과 활동하는 봉사자들을 훈련하기 위한 교육 과정과 세미나를 통해 이민자사목을 하였습니다.
마케도니아에 또 다른 어려움들이 있나요?
마케도니아는 공식적으로 유럽연합 후보입니다. 그런데 해외 투자자들이 거의 없어요. 자동차상이나 국제적 기업, 큰 수퍼마켓도 없지요. 경제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부정부패가 큰 문제입니다. 학위를 불법으로 매매할 수 있다는 보도까지 나올 정도에요. 행정당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부정부패는 동남유럽 지역의 전반적이고 고질적인 병폐이지요. 부정부패가 얼마나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국민들이 이해할 때 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톨릭교회는 소수집단이라고 들었습니다. 맞나요?
마케도니아의 주요종교는 정교회(65%)와 이슬람(33%)입니다. 가톨릭인구는 약 1%밖에 되지 않아요. 아주 소수집단이라고 할 수 있지요. 키로 스토야노프(Kiro Stojanov) 몬시뇰께서는 스트루미차(Strumica) 지역의 비잔틴전례의 총주교이시고, 스코페의 라틴식전례 주교이시기도합니다. 비잔틴 전례 가톨릭교회는 총 17개 본당에 사제 23분이 계십니다. 마치 작은 가족과 같지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의 대부분은 긴밀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라도보라고 불리는 지역이 마케도니아 가톨릭의 심장부로 4만5천여 명 신자들이 있습니다. 사제들은 아동사목, 청소년사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시지요. ACN의 지원으로 여름수련회 “하느님과 휴가”가 열리는데, 정교회 아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교회일치운동의 일환이지요.
로마가톨릭교회 상황은 어떠한가요?
로마가톨릭은 지난 몇 년간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전 마케도니아에 사제가 2분밖에 남지 않을 정도에요. 지난 몇 년 간 비톨라(Bitola)시의 살레시오회 본당 2곳의 수도자들과 오흐리드(Ohrid)시의 예수회 수도자들이 마케도니아를 떠났고, 그 외에 해외 수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역 수도자들이 탄생하지 않아서 그렇지요. 사제들은 그들은 신자들의 봉헌으로 살아갈 수가 없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에요. 주교님께서는 사제들이 해외에서 생계를 위해 재정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십니다.
마케도니아 지역 교회를 지원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젊은 본당 사제 한분께서 스코페의 로마가톨릭 예수성심성당을 보수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성전은 공산주의 정권 하에 세워졌는데, 수십 년간 보수 없이 방치 되었지요. 지붕이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로워요. 곧 보수를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마케도니아어로 된 종교서적이 거의 없어요. 미사책이나 성서봉독서, 교리서 등이 번역될 것입니다. 종교서적은 복음의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세례를 받지 않은 많은 이들은 신앙에 익숙하지 않지만, 그들은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어요. 2년 전 보스니아에서 온 크로아티아 출신 사제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저희 사제들은 사람들이 우리 곁으로 올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저희가 그들에게 다가가야 하지요.”
방문 중 특별히 감동적이거나 인상에 남았던 만남이나 사건이 있나요?
그럼요. 저희는 주교님과 쿠마노보(Kumanovo) 본당을 방문했습니다. 성전은 오랫동안 비어있었지요. 그런데 삶과 신앙의 증거가 되고자 그 지역을 이주한 코소보 출신의 세 가족을 만났습니다. 부모들은 모두 교육수준이 높고 고향에서 좋은 직업을 가졌었지요. 모두 자녀들이 많더라고요. 9번째 아이를 임신한 안나는 독일어 선생님이고 남편은 치과의사였다고 해요. 남편은 최근 면접을 보았다고 하더라고요. 안나는 그들이 어떻게 하느님의 만나게 되었는지 그들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리스도 없는 삶은 그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그들은 삶의 의미를 찾는 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어요. 하느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제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