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저희는 예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거주하고 있어요. 500m 정도 떨어진 곳이죠.” 가타스 가족의 가장인 엘리아스는 말합니다. 그는 2013년 폭격으로 무너진 집의 수리 상황을 확인하러 가는 길입니다. “그리스도인 40명 정도만 이 지역을 떠나지 않았어요. 대부분 고향에서 일생을 보내려는 노인들과 떠날 여력이 없던 병자들이었지요.” 그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가타스 가족은 이제는 집 근처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아직 일상으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엘리아스는 교황청재단 ACN 방문단을 현재 머무는 공간에 초대했습니다. 그의 부인 리나와 25살 막내아들 바사르가 집에서 손님을 맞이합니다. “맏이 타민은 함께 하지 못해요. 입대한 지 7년이 되었거든요. 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징집되었어요. 천만다행으로 아직 살아있지요. 그동안 집에 몇 번 들르지도 못했어요.” 리나가 ACN 방문단에게 신선한 커피를 대접했습니다. 커피 향이 온 집안에 퍼집니다.
가타스 가족은 그들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 가족은 피난을 가지 않으려 했어요. 어떻게든 집에 남으려 했지요. 하지만 어느 날 포탄이 지붕에 떨어졌고 집이 무너져내렸어요.” 리나와 바샤르는 눈이 마주쳤습니다. 리나는 말을 이어갑니다. “그때 우리 아들은 한쪽 눈을 잃었어요. 저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요. 한 탱크가 잔해들을 헤쳐 들어서 저희를 발견하고는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가타스 가족은 세 번 거주지를 옮겼습니다. 첫 번째로 집에서 4km 떨어진 알 아르만(Al Arman) 지역에 살았고, 한 번 더 이사했다가, 다시 지금 사는 집으로 옮겨왔습니다. 현재는 이곳 4층에 있는 부엌과 욕실이 딸린 방 하나짜리 거처에 식구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부엌 한쪽에 침대를 놓고 간이침실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 너무 지쳤어요. 지병이 있어 다리가 아프거든요. 계단을 올라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가 없지요. 지난 몇 년간 임대료가 감당할 수 없게 올랐어요.”
가타스 가족은 그러나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은 모든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된 공간입니다. 저희 유일한 재산이기도 하고요. 집을 되찾고 싶어요. 그곳에 진정한 우리의 삶이 있습니다.” 엘리아스는 말합니다. “그곳은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장소이지요. 이제 이사는 그만 다니고 싶어요.” 리나는 말합니다.
엘리아스 부부와 그 자녀들의 용기와 끈기 덕분에 그들은 지역 교회와 ACN의 지원사업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초기 가옥 수리 100채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기술자들이 건물의 상태를 점검하고 수리했습니다. 가타스 가족은 곧 집으로 돌아가 일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시브 마콜은 가타스 가족 집의 수리를 총괄한 책임자입니다. 그는 엘리아스에게 지난 수 주간 공사한 현장으로 데려가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한 달가량 일을 진행했어요. 전기, 수도, 현관, 복도, 배전 상자 등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물론 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의 재정 지원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사르는 집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대문 앞에 잔뜩 흩어진 잔해들을 치웁니다. 엘리아스도 전기시설 설치를 도왔다고 합니다. 바사르는 생계를 위해 앞으로 작은 수리점을 여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해요. 정치는 잘 모릅니다. 시리아를 위한 평화를 바랄 뿐이지요.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돈도 많이 들고 너무 위험하니까요. 물론 전쟁터에 있는 형 타민 때문에도 그렇고요.”
마콜은 우선 구멍을 메워 안전하게 다시 올린 벽을 보여줍니다. “약탈당하는 것을 방지할 거예요.” 지붕에 올라서면 도시의 전경이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도로부터는 아무도 살지 않아요. 반군이 지배했던 지역이에요. 이제는 정부군이 통제해요. 일반인은 출입할 수가 없지요.” 마콜은 ACN의 지원 덕분에 가옥 100채를 무사히 수리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무사히 끝내고 더 많은 가옥을 수리할 수 있도록 지원 부탁드립니다.”
리나는 희망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기도가 우리를 이곳에 머물게 하지요. 우리 가족은 언제나 교회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합니다. ACN 후원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려요. 저희를 위해 많은 것을 베풀어주셨어요. 정말 감동적입니다. 여러분은 저희를 잊지 않고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8년 4월 ACN은 300,000유로(약 3억8000만 원)를 투입해 시리아 홈스 가옥 100채 수리를 지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