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은 또다시 이란에 경제제재를 선포했습니다. ACN은 이란 주교회의 의장 테헤란의 람지 가르무 대주교와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상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가르무 대주교는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태어나 1976년부터 이란에 거주하였고, 작지만 역사 깊은 이란 갈데안 교회 수장입니다.
미국이 이란에 새로운 경제제재를 발효했습니다. 이란의 상황은 어떤가요?
이란이 경제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저는 1976년부터 이란에서 살고 있지만, 본래 이라크 그리스도인 혈통입니다. 이라크 출신이라면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지요. 2003년 미국은 거짓 구실을 들어 이라크를 황폐화했습니다. 다에시(IS)가 태동한 원인이 되기도 하지요. 이란인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생계를 꾸리는데도 어려움을 겪습니다. 물가가 너무 올랐어요. 이란인들은 정치적 변화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일용할 양식과 일자리를 바랄 뿐입니다.
교회는 최선을 다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합니다. 특히 교육 및 의약품 비용을 지원합니다. 교회는 성령의 힘으로 가난한 이들 곁에서 그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란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특별히 차별받나요?
그리스도인은 특정 지위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학교장이 될 수 없지요. 하지만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역사적으로 이란 사회에 비교적 잘 통합되어 있습니다. 이란 그리스도교의 뿌리는 아주 깊습니다. 4,00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동체이지만 갈데안 교회의 기원은 사도시대까지 올라갑니다. 토마스 사도가 페르시아에 복음을 전파했던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이를 기억하는 이들은 적지만 우리는 유럽인들보다 훨씬 먼저 중국에 선교사를 파견했습니다. 하지만 1979년 루홀라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이후에 그리스도교의 위기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명성이 높은 가톨릭 학교와 병원은 모두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뒤돌아볼까요? 그리스도인은 7세기 페르시아-사산 왕조 때부터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그때 이미 그리스도인은 서양 세계와 결탁하였다는 의심을 받았지요. 그 후 몽골의 침략이 있었고요. 놀랄 일도 아닙니다. 복음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 때문에 박해받을 것이라고 알려 주십니다. 복음은 인간의 소망에 응답해 주지만 또한 박해가 따를 것이라고 선포하기도 합니다. 순교 없는 교회는 열매 없는 나무와 같습니다.
우리는 신앙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중요해요. 그저 최선을 다해 신앙 생활을 하며 살면 됩니다. 그럼 결실을 볼 거예요. 교회의 도움을 받고 복음 말씀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이슬람인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우선 개종과 관련해서 개신교의 노력이 많다는 말씀은 드려야겠네요. 저희는 지독한 감시를 받고 있습니다. 이슬람인들이 저희를 찾아오긴 해요. 하지만 그들은 가족과 정부와 부닥칠 수밖에 없지요. 저희 신학생 중에 개종해서 감옥에 갇힌 이도 있습니다.
특히 페르시아어로 미사를 봉헌하는 것은 금지돼 있어요. 우리는 예수께서 사용하셨던 아람어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아람어로 소통합니다. 다른 이란인은 알아듣지 못하지요. 신앙을 널리 전파하기는 힘듭니다. 페르시아어로 된 성경이나 종교 서적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어요.
어떻게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이란 시야파 아야톨라(지도자)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가톨릭교회에 관심을 가지는 개방적인 아야톨라가 있어요. 시야파들은 바티칸의 윤리지침이 가지는 국제적 권위에 특히 관심이 있어요. 이란에는 바티칸 대사도 있습니다. 이란은 고립되어 있지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어요. 따라서 이란은 서방세계와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란 권력자는 1979년 서양세계를 부정하던 이슬람 혁명을 청산하지 않고 있어요. 조금 모순인 것 같은데요.
정부가 시야파 국민들을 이슬람에 동조하라고 강제하면 원하는 것과는 완전 반대의 결과에 도달합니다. 신앙과 상관없지요. 젊은이들은 이 불의를 잘 알고 있어요. 많은 이들이 이슬람교를 떠납니다.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조로아스터교나 힌두교로 개종하려는 사람들도 있지요. 종교 자체를 떠나고자 하는 이들도 있고요. 안타깝게도 이상을 잃고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손쉬운 도피처를 찾는 것이지요. 젊은이들은 어쩔 수 없이 길을 잃고 있어요.
ACN 후원자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는가요?
먼 곳에서 보여주시는 연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에게 소중한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ACN은 고통받는 교회에 관한 소식을 먼 곳까지 전하여 그리스도인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