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수녀회 소속 리타 쿠로흐키나 수녀는 비신자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7살 때 처음으로 성당을 가봤지만, 그 후로는 꾸준히 다니지 않았습니다. 14살 때 다시 성당을 찾았고 그녀의 남매와 함께 세례 준비반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매일 미사에 참석해요.” 리타 수녀는 말합니다.
리타 수녀가 수녀원에 가겠다는 뜻을 밝히자 어머니는 이를 반대했고 1년 넘게 그녀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리타 수녀는 어머니의 허락 없이 입회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친척 집에 1년을 머무르며 집안일을 하고 숙모를 돌보았습니다. “그 1년은 제게 유배 생활이나 마찬가지였어요.” 리타 수녀는 회상합니다. 1년 후 집에 돌아온 리타 수녀는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고생이 많았던 것 같구나.” 어머니는 마침내 리타 수녀의 결정에 동의하여 수녀원 입회를 허락했습니다. “10년 전 일이에요. 저는 제가 있는 이곳에서 진정한 기쁨을 느낍니다. 가족들도 제가 따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자 마음을 돌렸어요.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이제 그녀의 어머니도 주일마다 미사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저는 성모님 덕분에 이 수녀원을 선택했어요. 어릴 때부터 성모님은 제 마음 속 가장 소중한 자리에 머물러 계세요. 성모님은 제게 정말 중요한 분입니다. 그래서 성모님과 관련이 깊은 수도원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공동체
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수녀회는 1850년대 폴란드에서 설립됐습니다. 이 수녀회는 여성들의 영성적, 지적 양성을 목표로 삼고 현재 폴란드 및 동유럽, 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하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속 수녀들은 학교, 유치원, 어린이 쉼터 등을 운영하고, 본당에서 교리교육을, 공립학교에서 종교 수업을 담당합니다. 빈곤한 아이들과 그 가정을 돌보고, 교정 사목을 하며, 피정을 진행합니다.
카자흐스탄의 캄차카이(Kapshagay)는 주민 57,000명의 작은 도시로 수도 알마티(Almaty)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2001년 이탈리아 출신 사제가 도심 외곽에 성전을 짓고 건물 몇 채를 구입하여 가톨릭 센터를 세웠습니다. 수프를 만들 수 있는 주방도 만들었는데, 그 곳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무료급식을 나누어 주면서 길거리를 떠돌거나 방치된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수녀들에게 아이들을 돌보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목활동은 점점 더 규모가 커졌고 성인의 이름을 딴 건물을 여러 채 증축하였습니다. 가톨릭 공동체가 점차 발전되었고, 도시에서 미사를 봉헌하러 찾아오는 신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 글라라의 집에서 카자흐스탄 출신 수녀 3명이 활동합니다. 그들은 불우한 가정 환경의 어린이 18명을 돌봅니다. 리타 수녀는 말합니다. “공산주의 체제(구소련)는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영혼을 황폐하게 했어요. 수많은 이들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이 것은 중독과 가족붕괴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어린이입니다. 심한 정서적 충격과 비극을 겪은 아이들이 이 곳에 옵니다. 만취한 부모의 폭력적인 모습을 봐야만 했지요. 아이들은 가출해서 거리를 헤매며 노숙 생활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서로 다른 삶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가르쳐야 해요. 가장 단순한 것부터 말이지요. 예를 들어 매 끼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얻은 음식을 몰래 감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성 글라라의 집에서 생활하는 가장 어린 아이는 4살 여자아이 ‘리나’입니다. 종종 더 어린 아이들이 맡겨지기도 합니다.
사랑의 힘
“모든 것을 아이들과 함께 해야 해요. 진짜 엄마처럼 말이지요.” 리타 수녀는 말합니다. 수녀들은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등원시키고, 방과 후 체육활동이나 음악 활동에 보냅니다. 또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고, 숙제를 봐주고, 책임감을 가르치기 위해 간단한 집안일을 나누어 맡게 합니다. 평범한 가족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특기나 재능을 유심히 관찰하여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가 들어오면 상황이 조금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비롯된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심리적 장애를 겪습니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수녀들은 모든 아이에게 골고루 사랑을 베풀고,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려 최선을 다합니다.
수녀들은 아이들이 정규교육을 마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 교육을 받도록 돕습니다. 졸업생 중에 이미 가정을 이루어 자녀들을 데리고 수녀들을 찾아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말입니다. “수녀님의 손주들을 데려왔어요!”
“저는 우리가 모두 각자 다른 곳에서 왔지만, 함께 생활하는 것이 기뻐요. 우리는 대가족이에요. 우리가 이렇게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 아이들을 받아들이시고, 또한 이 아이들은 예수님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매일 수많은 새로운 경험을 해요. 아이들이 이웃을 돌보고 선행을 실천하며 또 그 선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어른으로 자라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보상이 될 것입니다.” 리타 수녀는 말합니다.
아이들의 목소리
9살 비탈릭은 말합니다. “저는 수녀님들이 우리를 보살펴 주시는 것이 좋아요. 우리를 도와주시고 사랑해주셔요.” 비탈릭은 청각장애가 있습니다. 의사가 악기를 배울 것을 권했고 비탈리는 기타 수업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비탈리는 기타 배우는 시간을 매우 좋아합니다. 비탈릭의 장래 희망은 사제가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7~8살 정도 된 안젤리나는 말합니다. “저는 수녀님들이 즐거워하고 웃으시는 게 정말 좋아요. 수녀님들은 우리를 돌봐주시고 잘 가르쳐주셔요. 같이 영화도 보고 놀아주셔요. 방과 후 활동을 보내 주시는 것도 좋아요. 방학 때 저는 할머니 댁에 가요. 하지만 학기 중에는 여기에 살아요.” 안젤리나는 이런 노래를 부릅니다. “주님께 청하오니, 저의 작은 마음에 찾아와 주소서” 안젤리나의 꿈은 수녀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