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 모스크바에서는 저명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회일치정신이 깃든 국제 콘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 콘퍼런스는 2016년 2월 12일 쿠바의 수도 하바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 사이에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진지 3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 외무담당 메트로폴리탄 힐라리온 대주교의 주재로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에는 바티칸 대표로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커트 코흐 추기경, 교황청 생명학술원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가 참석했습니다. 이 외에도 러시아 교황대사, 국제 전문가 등을 포함한 두 교회의 여러 고위 성직자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매년 하바나의 만남을 기념하며 개최되는 이 콘퍼런스에서는 두 교회가 직면한 과제들과 이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양측 교회 지도자들이 공동의 주제를 정하여 심도 있게 논의합니다. 올해에는 “과학기술사회에서 죽음과 죽어감의 의미”라는 주제를 놓고 특별히 안락사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다루었습니다.
ACN의 러시아 담당자 페터 후메니욱은 교황청 재단 ACN을 대표하여 콘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ACN은 지난 25년간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 간 대화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교회일치연구단 설립을 위한 교황과 총대주교의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는 데에 기여했습니다. 이 연구단은 두 교회 지도자들이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협력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지요.” 자신도 교회일치연구단의 일원으로 있는 후메니욱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활동은 말이나 글에 머무는 것이 아니고,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행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실에는 언제나 긴급한 해법이 필요한 뜨거운 이슈들이 존재하고 있어요. 그래서 ACN은 교회일치의 정신으로, 실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업들을 지원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임신부터 자연사까지 다루는 생명 보호 활동, 중독이나 정신적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사목, 위기 상황에 처한 어머니 지원 등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중동의 박해받는 그리스도인을 돕기 위한 방법도 함께 모색하고 있어요.”
콘퍼런스 발표자 중 한 명인 알렉산드르 트카첸코 정교회 신부는 2003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 교구의 어린이 병동을 설립하였고 지금까지 책임자로 있습니다. 트카첸코 신부는 콘퍼런스에서 어린이 병동 설립 당시부터 꾸준히 사업을 지원하여 만성질환을 앓는 어린이와 가족에게 완화치료, 교육치료, 사목지원 등을 제공해온 ACN에 공식적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