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최빈국일 뿐 아니라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한 곳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구성된 안티발라카(Anti-Balaka)와 정부군 연합, 이슬람 반군 셀레카(Séléka) 간의 내전이 지난 5년간 지속되었습니다. 국제 사회는 현재 민족학살을 염려합니다.
교황청재단 ACN은 스페인 출신으로 2000년부터 중앙아프리카 방가수 교구에서 활동 중인 콤보니(Comboni) 선교회 후안 호세 아기레 무뇨스 주교와 인터뷰를 갖고 현재 상황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Q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서구 언론의 헤드라인을 차지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요, 실상 그곳에서는 잔인한 폭력과 비극적인 사건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방가수 교구 역시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2018년 12월 31일 방가수 교구의 선교수도원이 공격을 받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졌으며 누구의 소행인가요?
지난 12월 31일 셀레카(Séléka)반군의 한 분파인 FPRC(Popular Front for the Renaissance of the Central African Republic)가 방가수에서 130km정도 떨어진 바쿠마(Bakouma)시를 공격했습니다. 마을은 파괴되었고 그 곳에 있던 선교수도원도 약탈당했지요. 많은 사람들이 숲으로 도망쳐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어요. 며칠을 걸어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방가수에 도착한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 교구의 고아원은 피난하는 도중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어요. 이런 비극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Q 이슬람 반군들은 어디에서 왔나요?
그 사람들은 5년 전부터 해외에서 들어왔습니다. 이들은 범죄자이지, 진정한 이슬람 신자가 아니에요. 세상에는 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존중하는 수많은 이슬람 신자들이 있습니다.
Q 폭력이 멈추지 않고 계속 되자, 그리스도인들도 이제 무기를 듭니다.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우리 교구는 사회적 연대를 다지기 위해 지난 몇 년간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의 만남을 주최했습니다.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불신이 만연하지요. 우리는 온건파 이슬람 공동체를 초대하여 아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전쟁이 일으키는 반인간적인 범죄를 지탄합니다. 우리는 ACN의 지원으로 여러 곳에 가톨릭 학교를 설립했고 그곳에서 그리스도교 아이들과 이슬람교 아이들을 함께 교육합니다. 그곳에는 차별이 없어요. 우리는 이러한 정신이 어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가톨릭 성직자들이 용기 있게 무슬림 학살을 막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운영하는 난민촌은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모두에게 차별없이 열려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2018년 5월 15일 안티발라카 세력이 방가수 출신 이슬람 신자 2000명을 중앙사원에 가두었습니다. 안에는 여성들과 아이들도 많았어요. 몇 시간 후 군인들이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제 3명과 사원으로 달려가, 두 팔을 들고 총격을 막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슬람 신자 30명이 목숨을 잃었어요. 이 모든 것은 사실 UN군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UN군은 개입하지 않았어요. 3일 후 이슬람 신자들이 성당에 은신해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교구에도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함께 지내는 난민촌을 만들었어요.
Q 난민의 수가 얼마나 되나요?
국내 난민 50만 명이 난민촌에서 생활합니다. 난민촌도 안전하지 않아요. 2018년 11월 아린다오(Alindao)교구 난민촌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비이슬람 신자 26,000여 명이 머무는 비이슬람지역이었지요. 셀레카의 공격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요. 그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비이슬람 신자들을 완전히 추방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Q 혹자들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내전이 종교갈등이라는 피상적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종교갈등이라는 의견은 진실을 왜곡할 뿐입니다. 지난 수년간 수많은 용병들이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에 의해 중앙아프리가공화국으로 들어왔습니다. 다른 아프리카연합 국가들도 공범입니다. 그들은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이 분열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금, 다이아몬드, 백금 등 우리나라의 지하자원을 노리는 것입니다.
Q 국제사회에 기대하시는 바가 있나요?
지난 5년간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가장 중요한 사안이 해외에서 결정되었습니다. 반군은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정부군은 UN의 결정으로 무기 수입을 금지당했습니다. UN은 이 불균형한 전쟁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어요. 게다가 UN군도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일의 대가는 여자아이들, 부모 잃은 아이들, 노인들과 같이 힘없는 사람들이 치르고 있어요. 우리 방가수 교구에서 보호하는 이들도 희생자들이에요. 많은 단체와 조직이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을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언제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합니다. 우리는 계속 이곳에 머물 것입니다.
Q ACN과 같은 재단이 주교님의 활동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까요?
ACN은 우리를 충분히 도와주고 있답니다. 수많은 사제와 교리교사들이 ACN의 지원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 이 사람들의 삶은 절벽 끝의 바위처럼 위태롭습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교회에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지요.
우리 교구에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순교한 지역이 있습니다. 그곳에 많은 가톨릭 학교들이 기적처럼 문을 열었습니다. ACN은 이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어요. ACN의 활동을 통하여,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겪어왔으나 주목받지 못했던 고통들은 이제 목소리와 얼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