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IS(다에시)는 필리핀 민다나오섬의 도시 마라위를 점령하고, 테레시토 ‘치토’ 수가놉 신부를 납치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20년 7월 22일 오전(필리핀 현지시간), 마라위 성직자치구 총대리 치토 수가놉 신부는 향년 56세로 선종했습니다.
마라위 성직 자치구장 에드윈 데 라 페냐 주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랑하는 테레시토 수가놉 신부가 2020년 7월 22일 오전, 코타바토 남부 노랄라에서 선종했다”며 공식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설명했습니다.
치토 신부는 IS 추종단체 마우테가 마라위를 점령하고 전투와 테러를 일으키며 납치했던 인질 중 하나입니다. 그는 117일 동안 포로로 붙잡혀 있었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유가족과 친지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ACN 국제 대표 토마스 하이네겔던은 에드윈 데 라 페냐 주교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통해 위로를 전했습니다.
“테레시토 신부님과 저희 ACN의 관계는 사업 지원과 미디어 인터뷰를 통한 ‘전문적’인 부분도 있지만, 보다 ‘개인적’인 면도 있습니다.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건설을 위한 신부님의 노력은 납치 기간 동안 놀라운 신앙을 증거하며 그 절정에 이르렀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치토 신부’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신부님에게도 당시의 특별한 체험은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ACN은 그리스도인의 박해 실태를 알리기 위해 세계 유명 건축물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붉은 수요일’ 캠페인을 진행하는데, 2018년 ACN 필리핀지부가 주최한 기념 행사에 치토 신부님이 참석해 주셔서 영광이었습니다. 신부님은 포로 생활 때만이 아니라, 자신과 하느님 사이에 있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기꺼이 나누었습니다.”
“치토 신부님의 이야기와 그의 활동은 그리스도 안에서 박해받는 형제자매들을 돕는 우리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계속하여 용기와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치토 신부님, 고맙습니다. 용감한 당신의 영혼이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기도합니다.”
마라위가 점령되기 훨씬 이전부터, 치토 신부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사이에 종교간 대화를 위한 길을 다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사제로서의 공식 소임은 아니었지만, 치토 신부는 민다나오에서 평화를 위한 그의 지지 활동 또한 활발히 이어 왔습니다. 그는 ‘평화’ 또는 ‘연대’라는 뜻의 ‘파킥다잇’을 이끌었는데, 라나오에서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건설을 개척하는 단체였습니다.
ACN은 지난 몇 년간 마라위 성직 자치구의 여러 사업을 지원하며, 민다나오 폭력 사태의 피해자들을 돕고 종교 간 대화를 추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