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많은 이재민을 낳은 이번 파키스탄 홍수에 교회가 지원을 나섰다. 두 명의 파키스탄 주교가 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 지원 요청을 해왔고, ACN은 가장 극심한 재해 피해를 입은 신드주의 하이데라바드교구와 카라치교구의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하였다.
파키스탄 현지 가톨릭 교회는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홍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도우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다.
침수된 신드주의 거주지(출처=ACN 자료사진)
파키스탄은 3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공식 사망자 수가 1,500명에 달하고 수천 명의 부상자와 60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폭우의 여파가 홍수 자체보다 더 심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지원이 필요하다.
삼손 슈카르딘 주교가 ACN으로 보내온 정보에 따르면, 하이데라바드교구의 상황은 비극적이다. 신드주 22개 지역의 19개 본당 모두가 심각한 홍수 피해를 보았다. 주교는 다음과 같이 전하였다. “수천 가구가 침수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적절한 시설도 갖추지 못한 채 거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식량도, 깨끗한 식수도 없으며 임시 거주지와 화장실 그리고 보건소도 없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마셔 각종 질병에 걸리고 모기로 인해 피부병과 말라리아가 생기고 있습니다.” 주교는 수많은 가구가 침수되어 사람들이 지역 성당에서 지내고 있지만 많은 성당 건물과 교구 공동체 센터도 침수 피해를 본 상황이라며 교구 전 지역에서 사제와 평신도들로부터 지원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가 신속히 대응해야 함을 깨닫고, ACN에 연락을 취하였다.
이번 재난적 홍수에 대응하여 ACN은 하이데라바드교구가 홍수 피해 5천 가구에 한 달분의 긴급 식량 패키지, 취약 가정 현금 지원, 이동 진료소, 임시 거주지 및 모기장 등의 필수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긴급 지원한다. 파손된 성당과 공동체 시설들도 수리하여 이재민들을 위한 거주지로 사용될 예정이다. 슈카르딘 주교의 요청에 따라 ACN은 20만 유로(약 2억 8천만 원)의 긴급지원을 약속했다.
홍수로 파손된 신드주의 집(출처=ACN 자료사진)
카라치 교구에는 3만 유로(약 4천만 원)-홍수 피해로 집이 파괴되거나 거주할 수 없게 된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필수 식량 및 요리, 청소 용품으로 구성된 310개의 식품 패키지 및 주방 세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카라치 교구의 베니 트라비스 대주교는 파키스탄 전역에 죽음과 파괴를 가져온 이번 홍수는 계속해서 생명을 앗아가고 나라를 더 황폐하게 할 것이라며, 히말라야 고지에서부터 아라비아해 연안까지 폭우로 인한 홍수가 생계를 파괴하고 거주지 전체를 휩쓸어 죽음과 비참함을 남기고 있다고 ACN에 전했다.
주교는 이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집을 잃은 많은 사람이 지붕 하나 없이 밖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홍수로 도로가 끊기고 필수품 공급망에 심한 차질이 생겼습니다. 오염된 고인 물로 질병의 발생이 예상되며, 더 많은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로 막막한 실정입니다.”
신드주 이재민들이 마련한 임시 거처(출처=ACN 자료사진)
연대와 기도를 약속하며 파키스탄 상황에 국제 사회가 신속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에 ACN도 이번 긴급지원으로 동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