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의 토마스 하이네겔던 수석대표는 “사제들을 공작 및 간첩 행위로 고발하는 러시아군의 만행은 과거 최악의 전체주의 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도네츠크 총대주교 대리구가 11월 30일 자로 발표한 성명서에 의하면 러시아군은 두 명의 구속주회 사제를 불법적으로 체포하여 러시아 점령지역인 베르단스크에 구금했다.
ACN으로 보내온 해당 성명은 베르단스크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성당의 본당 사제인 구속주회 이반 레비츠키 신부와 보단 헬레타 신부가 처한 위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들은 무기를 소유했다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신부님들을 고문했을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점령지의 행정부 대표단은 두 사제를 무기 소지의 혐의로 기소했다.
성명은 이 강요된 자백이 최종적인 법원 판결과 불법적인 처벌에 정당성을 부여할 것임을 지적했다.
또한 성명은 보단 헬레타 신부가 특별한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해야만 하는 만성 질환을 앓고 있어 구금당해 고문의 위험에 놓여있는 이 상황이 그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독립기념비(출처=ACN 자료사진)
평화의 기도 바치던 중 체포당해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도네츠크 총대주교 대리구와 신자들은 레비츠키 신부가 매일 정오에 베르단스크 광장에서 현지 신자들과 모여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쳐왔다고 전했다.
익명의 제보자는 11월 16일에 레비츠키 신부와 두 명의 여성 신자들이 기도 중에 연행되었고 신자들은 같은 날 풀려났다고 ACN에 알려왔다.
이후 러시아군은 수도원에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성당의 부주임 사제인 보단 헬레타 신부마저 체포해갔다. 11월 24일 러시아 방송에서 보도가 있기 전까지 두 사제를 체포해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러시아 매체는 무기 및 탄약과 함께 우크라이나어로 작성된 인쇄물이 발견되어 두 사제를 체포했다고 보도하며 “군사 작전”으로 추정되는 지도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는 러시아 군용 차량 배치에 대항하기 위해 2015년 최전방에 설치된 14처의 십자가의 길이었다.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도네츠크 총대주교 대리구의 신자들(출처=ACN 자료사진)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바라 수도원 급습에 대한 복수?
익명의 제보자는 러시아군이 베르단스크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성당을 수색하고 사제들에게 거짓된 무기 소지 혐의를 씌운 것은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이 우크라이나 정교회 소속으로 모스크바 총대주교를 따르는 키이우의 페체르스크 수도원을 급습한 것에 대한 복수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도네츠크 총대주교 대리구는 “국제법 및 전쟁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교회에 대한 모든 적대행위를 비판하며 구속주회 이반 레비츠키 신부와 보단 헬레타 신부의 즉각적 석방을 요구한다.”라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ACN 토마스 하이네겔던 수석대표는 “ACN 또한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의 즉각적 석방 요구에 종교자유의 이름으로 동참한다.”라며 ”두 사제는 위험을 감수하며 신자들을 떠나지 않고 그들을 위로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한 죄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사제들을 공작 및 간첩 행위로 고발하는 러시아군의 만행은 과거 최악의 전체주의 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관련 당국이 두 사제의 석방 보장을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합니다. 모든 후원자분께 구금된 두 사제를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