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비록 폭력과 테러로 얼룩진 나라, 아프리카 대륙의 부르키나파소가 복음화 125주년을 맞이하였다. 전 세계에서 테러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국가인 부르키나파소는 심각한 보안 문제, 민간인 대상의 끊임없는 공격, 도로가 끊겨 다른 지역과 단절되어, 오직 헬기로만 접근할 수 있는 현실 등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부르키나파소 교회는 중앙아프리카의 선교를 위해 1868년 에 설립되어, 그들의 복장 색깔 때문에 ‘백인 사제들’(White Fathers)로 알려진 아프리카 전교회(Society of Missionaries of Africa) 소속 선교사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전해주고자 이 나라에 처음 도착한 것을 크게 기념하고 있다. 이 선교사들은 신앙을 전파하였을 뿐 아니라 부르키나파소 발전에 이바지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산은 부르키나파소 사람들이 입는 전통 의상과 오늘날 현지 교회에서 볼 수 있는 ‘복음화 125주년 기념 로고’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이 로고는 부르키나파소 지형 안에 성경, 십자가, 성체 등 신앙의 상징물과 나침반, 삼각자, 펜 등 교육 도구, 그리고 부르키나파소의 전통 곡물인 수수 다발로 대표되는 사회, 경제, 인간 개발을 담고 있으며, 배경은 식민지화 이전에 화폐로 사용되었던 개오지 조개껍질이다.
부르키나파소 복음화 125주년 기념 로고(출처=ACN 자료사진)
부르키나파소는 무슬림이 대다수이지만 전통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30% 미만이지만 사회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전통적으로 세 종교는 모두 조화롭게 공존해 왔다. 오늘날까지도 대부분의 가톨릭 신자들의 가정에는 부모, 시부모, 형제자매 등의 가족 구성원 중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이 있다. 영토를 정복하고 극단주의 수준의 이슬람 교리를 강요하려는 무장 테러 단체가 10년 전부터 등장하였으며, 이들의 등장 전에는 종교적 신념이 분열의 요인이 된 적이 없었다. 이러한 단체 중 다수는 알카에다(al-Qaeda)나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와 같은 국제 테러 단체와 연계되어 있다.
부르키나파소 교회는 복음화 1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황청재단 가톨릭 사목 원조기구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의 도움을 받아 현재 상황과 미래 과제에 대한 3일간의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참석자들에게 교육, 국가 안보, 종교 간 대화, 가족 등의 문제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였다. 부르키나파소 및 니제르 주교회의 의장이자 보보디울라소 대교구 로랑 비르푸오레 다비레(Laurent Birfuoré Dabiré) 대주교는 이 컨퍼런스를 “공유, 성찰, 연구의 순간이었습니다. 교회와 가족으로서 우리는 함께 모여 내일의 사목 활동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복음화 125주년 기념행사의 주제는 “교회, 하느님의 가정”이다. 다비레 대주교는 행사에 초청된 ACN 대표단에게 이 개념을 설명하였다. “우리는 종종 교회는 가정 공동체이며, 하느님의 가정으로 곧 세례받은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한 가족이라는 것을 잊곤 합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이것은 교회에 대한 매우 중요한 정의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이미지를 사용하며, 이런 가정에 대한 이해가 우리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교회에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에서 가정의 이미지는 심각하게 왜곡됐으며, 유럽에서 발생한 많은 문제가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폭력과 테러로 인한 환경 때문에 오늘날 부르키나파소의 많은 가정이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ACN의 지원을 받아 와가두구(Uagadugu)의 성 요한 세례자 대신학교에서 수학 중인 신학생 세 명이 ACN과의 만남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을 공유했다. 그중 한 명은 테러리스트에 둘러싸인 고위험 지역에 살고 있어 몇 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고위험 지역 사람들은 두세 달에 한 번씩만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끊임없는 공포와 굶주림, 고독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다른 두 신학생의 가족은 테러 공격으로 마을을 떠나야 했던 국내 실향민으로, 교회에 도움을 받아 생활한다. 교회가 국내 실향민에게 제공하는 지원은 이 어려운 시기에 유일한 희망과 물질적 지원의 원천 중 하나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부르키나파소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신자들은 신앙을 지키고 있다. 지난 2월 수도 와가두구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야그마(Yagma) 기념 성지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에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례하여 넘치는 기쁨을 폭발적으로 드러냈다. 다가오는 부활 대축일에는 수천 명의 성인이 세례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수백 명의 신학생이 사제직에 대한 성소를 식별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신학교는 공간이 협소한 탓에 신학생을 다 수용하지 못하며, 말리나 니제르 등 인근 국가의 신학교로 교육을 위탁하고 있는 현실이다. ACN은 부르키나파소의 신학생들이 모국에서 양성될 수 있도록, 철학을 가르치는 코소긴(Kossoghin)의 신학교에 새 건물을 건립할 수 있는 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ACN의 지원으로 개최된 3일간의 컨퍼런스는 부르키나파소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였다.(출처=ACN 자료사진)
이 컨퍼런스에는 교구 대표단과 정계 및 종교계 인사 등 약 250명이 참석했다. “모든 종교와 사회 지도자들이 어떻게 도전에 직면하고 종교 간 대화를 촉진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성찰하도록 초대되었습니다. 우리는 가정으로서의 교회를 강화하고 가톨릭 학교를 활성화하며 종교 간 대화와 교회일치운동을 장려하고 무슬림 형제들과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라고 다비레 대주교는 말했다. 이 모든 것은 부르키나파소에 매우 중요한 사회적 화합과 존중의 유산을 훼손하려는 테러리스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교회는 이 어려운 상황에서 교회가 다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교회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과 교회의 사회교리에 관해 이야기하며 모든 사람에게 항상 손을 내밀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기 위해 존재합니다.”
다비레 대주교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기도와 우정, 형제애를 제공하고 어려운 여행 환경에도 불구하고 부르키나파소를 방문한 ACN의 후원자들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