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의 도시로 불리는 로마,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는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분수입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8시(현지시간), 바로 이 트레비 분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순교자들이 흘린 피를 기억하고자 이와 같은 행사를 기획하였습니다.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증오에 맞섭니다.
앞서 2015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큰 예수상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의 구세주 그리스도상(Cristo Redentor)이 붉게 물들은 바가 있습니다. 이 또한 ACN이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기억하고자 마련한 행사입니다. ACN 이탈리아지부 알프레도 만토바노(Alfredo Mantovano) 이사장과 알레산드로 몬테두로(Alessandro Monteduro) 지부장은 “그리스도교를 비롯한 종교자유 권리에 대한 침해”라는 주제로 공개 토론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산떼지디오 공동체(Comunità di Sant`Egidio), 성체와 해방 운동(Come e Liberazione), 포꼴라레 운동(Movimento dei focolari), 성령 쇄신 운동(Rinnovamento nello SpiritoSanto) 등 많은 단체들은 ACN의 트레비 분수 행사에 대해 지지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이탈리아 가톨릭 일간지 아베니레(Avvenire), 가톨릭 뉴스 에이전시(CNS) 등 언론매체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행사는 또한 이탈리아 주교회의 방송채널 TV2000을 통해 생중계되었습니다.
국제 ACN 재단장 마우로 피아첸차(Mauro Cardinal Piacenza) 추기경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초청받은 4명의 증인들이 믿음으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해 목소리를 냈습니다. 지난 3월 4일, 예멘 아덴시의 한 요양원에서 사랑의 선교수녀회 수녀님들과 직원들이 살해된 사건은 같은 수녀회 소속 수녀님께서 나와 증언하셨습니다. 이어 이탈리아에서 파키스탄 그리스도인 협회를 설립한 샤히드 모벤(Shahis Mobeen) 교수가 나와 2011년 암살된 파키스탄 소수민족부 샤바즈 바티(Shabaz Bhatti) 장관에 대해 증언하였습니다. 샤바즈 바티 장관은 모벤 교수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돈 안드레아 산토로(Don Andrea Santoro) 신부님의 형제 마달레나 산토로(Maddalena Santoro) 씨가 나와 2006년 신부님께서 살해당하신 터키 사건에 대해 증언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는 2015년 케냐 북동부 가리사타운에서 희생된 그리스도인 학생 루카 로탱(Luka Loteng)의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이후 트레비 분수는 붉은 빛에 휩싸였습니다. 동시에 칼데아 가톨릭교회 알레포교구장 안토니오 아우도(Antoine Audo) 주교님께서 나와 시리아의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붉게 물든 트레비 분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박해받고 있는 수많은 순교자들의 피를 상징합니다.
ACN은 1947년 설립된 이래로 종교박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1999년부터 발행한 「세계 종교자유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2016 세계 종교자유 보고서」는 11월 15일 발행될 예정입니다. ACN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이사장과 지부장은 「세계 종교자유 보고서」는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수많은 희생자들을 대신하여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전합니다. “만약 이 보고서가 우리의 양심을 깨우지 못하거나 광범위한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의미는 퇴색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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