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시리아 난민 공동체 40여 가구에게 2만 드람(AMD 아르메니아 화폐단위, 약 5만원)씩 들어있는 카드가 지급되었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아르메니아 원탁 재단(ARTF, Armenia Round Table Foundation)이 시행한 ‘아르메니아 시리아 난민들의 삶의 질 개선하기’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와 아르메니아 가톨릭 교회가 협력한 모범 사례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성탄, 아르메니아 원탁 재단은 아르메니아 사도교회의 아라라트대교구와 알레포의 NGO와 협력하여 난민들에게 카드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기 위해 심리상담에 참여한 난민들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난민들은 해당 카드로 자유롭게 원하는 식량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제한적으로는 술이나 담배의 구입도 허가되었습니다.
나바사드 코얀(Navasard Kchoyan) 대주교님께서는 시리아 난민 가정을 환영하며, 함께하자고 격려하셨습니다. 대주교님께서는 시리아 난민들이 고유의 특성을 지닌 채 아르메니아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시리아계 아르메니아인들에게 그들의 정신과 신앙, 전통을 유지하는 것에 감사를 전하셨습니다.
아르메니아 원탁 재단 프로그램 관리자는 카드를 지급받은 가정 40여 가구 중 10가구를 방문하였습니다. 이들의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열악합니다. 최근 새로 도착한 사람들도 있고, 아르메니아에 온지 벌써 2년 내지는 3년이 지난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간은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들은 임시 거처를 임대하며 살아가지만, 임대료와 식량 그리고 의약품 등 생필품을 충당할 수가 없습니다. 대다수는 난방비가 없어 한겨울에도 냉골 같은 공간에서 생활합니다. 80세의 노인은 여러 개의 담요로 몸을 두르고 앉아 있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이 할머니는 다리마저 마비되어 두 딸들이 돌보아 드려야만 합니다. 방문객들의 목소리를 듣자 할머니는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또 다른 노인은 항상 침묵을 지킵니다. 군인이었던 아들을 시리아에서 잃으셨기 때문에 손주들이 할머니를 보살펴 드리고 있습니다.
아르피 팍캰(Arpy Pchakchyan) 씨의 가족들은 지난해 12월 이곳에 도착하여 알레포 NGO의 ‘생명을 살립시다’ 프로젝트 지원을 받았습니다. 알레포에서 그들은 물도 음식도 없이 그 어떤 위생조건도 충족하지 못한 생활을 하였습니다. 팍캰 씨의 두 자녀 15살 제니(Zheno)와 10살 카로(Caro)는 끔찍했던 내전이 떠오르면 얼굴을 가리고 손을 덜덜 떨고는 합니다. 팍캰 씨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방 두 개짜리 주택을 임대하여 총 8명의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르메니아로 온 것을 행운으로 여깁니다. 그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팍캰 씨의 누이는 네일아트 강의을 수료한 후 집에서 네일아트 서비스를 제공하며 생활비를 법니다. 팍캰 씨도 누이처럼 직업 교육을 받을 생각입니다.
아르메니아의 시리아 난민 가정들은 ACN 후원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습니다. 후원자 여러분의 도움으로, 아르메니아 원탁 재단의 직업 교육과 생필품 제공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고향에서 내전으로 모든 것을 잃고 떠나왔지만, 이제 아르메니아에 정착하여 직업을 구하고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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