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집트의 알아즈하르(al-Azhar) 대학을 이끄는 이슬람 수니파 최고 지도자인 아흐메드 알타예브(Ahmed al-Tayeb) 대이맘과 지난 5월 23일 바티칸에서 회동하셨습니다. 이집트에서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의 관계를 증진시키리란 희망이 솟아오릅니다. 이에 관하여 지난 5월 25일,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과 이집트의 가톨릭교회 대변인, 라픽 그리슈(Rafic Greiche) 신부님의 전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알아즈하르의 대이맘과 교황님의 회동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회담은 분명 우호적인 분위기였습니다. 두 종교 최고 지도자 간 서로를 대하는 몸짓과 허물없는 태도만 보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바티칸과 알아즈하르 사이의 벽이 이로써 허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라픽 신부님은 말씀하십니다. “알아즈하르에서 2011년 이후 중단되었던 두 종교간 공식적 대화 재개를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형식적인 것일 뿐입니다. 저는 대화 재개를 전적으로 확신합니다.” 이집트의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는 2011년, 일방적으로 알아즈하르와 바티간 간 양자 회담을 중단시켰는데,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연설이 그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1년 설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콥트교회 폭탄 피격으로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하자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이집트의 종교자유를 호소하셨기 때문입니다.
라픽 신부님에 따르면, 이집트 언론의 대부분은 이번 회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TV, 신문 모두 주요 소식으로 다루었고 긍정적으로 언급하였습니다.”라고 말씀하며 라픽 신부님은 이것이 단순히 종교 간 차원을 넘어 교회 일치 차원의 만남이라고 덧붙이십니다. “콥트교회 최고 지도자 타와드로스(Tawadros) 총대주교님께서 알타예브 대이맘에게 가톨릭교회와 대화를 재개할 것을 여러 차례 권유하셨습니다. 보통 이러한 회동과 대화 재개는 무슬림과 천주교인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알아즈하르가 알타예브 대이맘의 지도하에 학교와 고등교육기관에서 사용되는 교과서 및 교재 개정에 힘쓰고 있다고 라픽 신부님은 강조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존중하며 새로운 언어로 교과서와 교재를 쓰고자 노력하는 중이지만, 아직 미비한 점이 많습니다. 적어도 몇 년을 소요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책의 내용보다는 이맘들의 마음가짐이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라픽 신부님은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의 모하메드 무르시(Mohamed Morsy)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상당한 개선을 보인 이집트 그리스도인들의 상황도 함께 강조하십니다. “무슬림형제단이 집권하던 시기와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당국과 교회 지도자들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애로 사항도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처지에 대한 무슬림들의 인식이 아주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당면 과제는 성전 건립입니다. 지금까지 엄격한 규제로 인해 새 성전 건립이 불가능했습니다. 이제 교회 5곳에 대한 새로운 법률이 입안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그리스도인 국회의원들과 그리스도교에 우호적인 무슬림 국회의원들이 많은 이번 국회이기에, 만료기간인 10월까지는 이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적 입장을 취하는 의원들이 없지는 않지만,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낙관 중입니다.”
한편 ACN은 이집트의 가톨릭교회를 도우며, 그곳의 교회 지원 및 사목활동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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