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오늘(24일) 아르메니아 사목 방문을 시작하시어, 이튿날 북서부 도시 기우므리(Gyumri)에 있는 원죄 없으신 잉태의 아르메니아 수녀회를 방문하실 예정입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대표단이 수녀원을 방문하였을 때, 아루지아그(Arousiag) 수녀님이 안내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의 방문 소식을 주교님께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어요. 저는 매일 교황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ACN 대표단은 아르메니아어로 축가를 연습하는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어로도 조금 연습했어요.” 수녀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37명의 아이들은 원죄 없으신 잉태의 아르메니아 수녀회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사실 2015년, 아르메니아 대학살 100주기 추모미사 중에 이 아이들의 노래를 들으신 적이 있습니다.
ACN은 1997년부터 원죄 없으신 잉태의 아르메니아 수녀회 수녀님들과 협력하여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수녀님들은 고아원과 양로원을 운영하시며, 매해 고아원의 아이들과 장애아동들과 다 함께 여름캠프를 진행하십니다. “꽃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이 여름캠프는 작년에만 890명이 참석했고, 그 중 40명은 시리아 난민아동이었습니다.
ACN 대표단은 어여쁜 장식의 계단을 올라,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방에서 16세 소녀 아나히르(Anahir)를 만났습니다. 아나히르의 아버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매일 생업에 치여 그녀를 돌볼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아나히르는 3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를 두 팔에 안아들고 수줍게 대표단을 바라보며 이야기했습니다. 아루지아그 수녀님의 통역으로, 아나히르가 교황님 방문에 대해 굉장히 기뻐하며, 아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아나히르는 마지막으로 특별히 맛난 야채죽을 끓였으니 꼭 먹고 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원죄 없으신 잉태의 아르메니아 수녀회 소속 수녀님은 총 7분입니다. 기우므리에서는 3분이 상주하시며 고아원과 양로원 그리고 이 작은 수녀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아르메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이곳 기우므리에서 미사를 봉헌하시고 수녀원을 방문하실 것입니다. 기우므리는 1988년, 대지진으로 무려 250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끔찍했던 재난의 흔적은 여전히 도시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방문하시는 아르메니아는 “최초의 그리스도교 국가”입니다. 서기 301년, 아르메니아의 티리다테스 3세 왕이 그리스도교를 국교로 선포하였고, 이는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그리스도교의 자유를 허용하는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기 12년 전의 일입니다.
현재 아르메니아 국민 대다수는 아르메니아 정교회 신자입니다. 인구의 6%만이 가톨릭 신자이지만, 원죄 없으신 잉태의 아르메니아 수녀회 수녀님들은 정교회와 가톨릭을 구분하시지 않습니다. 아루지아그 수녀님은 교파에 대한 질문은 단 한 번도 하신 적이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저희는 다만 모든 이들을 똑같이 돕고 싶을 뿐입니다.”
“수십 년간 꾸준히 지원해 주신 ACN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를 지원해 주시는 다른 단체도 물론 있고,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지만, 그 중에서도 ACN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72세의 로사 할머니께서 목에 건 십자가를 손에 꼭 쥔 모습으로 대표단을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수녀님들께서 우리를 위해 봉사를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수녀님들은 양로원에서 매 끼니마다 식사를 준비하시고, 노인 분들이 목욕하실 수 있도록 온수를 제공하십니다. 그런데 수녀원은 시설 부족으로 인해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녀님들은 아이들에게 여름캠프라는 뜻깊은 추억과 교리교육을 제공하고 계십니다. 또한, 양로원을 통해 보다 나은 환경에서 노인 분들을 돌보십니다. 바로 ACN 후원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도움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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