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도와 주십시오. 사방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고통받는 이들을 두고 떠날 수 없습니다.”
“전쟁 상황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여러 집단이 복잡하게 얽히고 대립하며 전투합니다. 어느 쪽이 정당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진실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음을 당한다는 것뿐이에요.”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와 알레포 맨발의 가르멜 수녀회의 앙느 프랑수아 수녀님의 전화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시리아 순교자의 도시, 알레포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정부군과 시리아 반군은 또 다시 극심한 전투를 벌였습니다.
맨발의 가르멜 수녀원은 알레포 외곽의 대학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과 여러 상대진영의 알레포 진입을 막으려 할 때마다 포격과 폭격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지점에서 벌어지곤 합니다. 감사하게도 아직까지 우리에게 직접적인 공격은 없었지만, 머리 위로 포격이 쏟아지는 것을 언제나 듣을 수 있습니다.”
알레포 맨발의 가르멜 수녀원에는 4명의 시리아 출신 수녀님과 2명의 프랑스 출신 수녀님들이 계십니다. 수녀원 옆 건물에서 수많은 난민 가정을 보살피시며 지원하시는 수녀님들은 다른 지역 난민들에게도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고 계십니다. “이제 가난한 사람들만이 알레포에 남아 있습니다. 내전 발발과 함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시리아를 떠났어요. 물과 전기는 끊겼고, 폭격은 일상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지속되는 한 그 누가 다시 알레포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시리아 출신 4분, 프랑스 출신 2분의 수녀님께서 소속되어 있습니다. 수녀님들은 수도원 옆 건물에 수많은 난민 가정들을 수용하여 지원하십니다. 그리고 다른 지역 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십니다. “이제 가장 가난한 이들만이 알레포에 남았습니다. 전쟁 시작과 함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나라를 떠났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수도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가운데 살아남아야 했어요. 이러한 조건과 환경이 계속되는 한 누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려 하겠습니까?”
물론 수녀님들에게도 두려움은 있습니다. 그러나 항상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하십니다. “고통받는 이들을 두고 어떻게 떠날 수 있을까요? 우리 존재를 증거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기도는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며, 우리를 보호합니다. 국제 외교를 통해 종전이나 휴전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지요. 우리는 전쟁이 끝날 수 있기를 기도드릴 뿐니다.”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수년이 지났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점점 더 고향을 떠나고 맙니다. 프랑수아 수녀님께서 가장 두려워하시는 것입니다. 알레포는 시리아 그리스도교의 상징과도 같은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내전 발생 전 16만 명에 달했던 알레포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4만여 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중동은 그리스도교의 요람과 같은 곳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교가 사라질 위험에 놓였습니다. 상상하기 힘든 비극입니다. 현 상황은 정말 끔찍합니다. 남은 이들 뿐 아니라, 떠난 이들에게도 이 비극은 계속되고 있어요. 그들은 고향 땅을 떠나 정체성을 잃고 있으며, 심지어 신앙의 뿌리마저 잃고 있습니다.”
“부디 전쟁으로 인해 찢어진 수천의 형제자매들을 가엽게 여기시고,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는 여러분의 기도와 도움이 간절히 필요합니다.” 맨발의 가르멜 수녀회 수녀님들께서 국제 사회와 모든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향해 큰 소리로 요청하십니다. 수녀님들의 절실한 외침에 결코 침묵으로 답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2016.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