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레포, 어둠의 도시
지아드 힐랄(Ziad Hilal) 신부님께서는 시리아 내전 피해자들을 지원하고 계십니다. 홈스에서 시작된 신부님의 활동은 현재 알레포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신부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알레포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계속되는 전쟁으로 모두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저는 전투와 폭격 소리 때문에 밤마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지역은 하루 한 시간 내지는 두 시간만 전기가 들어옵니다. 그마저도 공급이 끊긴 날이 많지요. 개인 발전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작동할 수 있는 건 길어야 하루 몇 시간 정도뿐이죠. 자정부터 아침까지는 칠흙같이 어두워요. “어둠의 도시”입니다.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어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데 난방이나 온수가 되겠습니까. 일터로 가지 못한 이들도 많습니다. 도시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지지자로 완전히 분리되었어요. 상대편 구역으로 넘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한 가족이 나뉘어서 같은 도시에서 따라 살아야 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어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갈 수 없고, 반대로 넘어올 수도 없어요. 바로 이러한 상황이 수많은 이들의 출근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자리를 잃고, 심지어는 집을 잃기도 했지요.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까?
암울하고 슬픈 현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역 교회와 사람들의 노력,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희망의 증거가 되고 있어요. 우리는 ACN과 함께 예수회 난민 서비스(JRS) 그리고 여러 주교님들과 협업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시리아에서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지원 활동을 펼칩니다. 고통받고 있는 무슬림도 지원하고 있지요.
교회로부터 어떠한 지원이 전해지고 있습니까?
우리는 하나의 커다란 그리스도교 공동체입니다. ACN을 비롯한 여러 단체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매일 7500인분의 끼니를 마련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식사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 무슬림 할 것 없이 모두 팀을 이루어 일합니다. 이로 인한 혜택은 또 많은 무슬림들에게 전해지지요. 현재 마리아 선교회의 주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여성을 포함하여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을 받습니다. 이들에게는 손가방을 직접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 수익금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되죠. 시리아의 문제는 결코 그리스도인과 무슬림간의 갈등이 아닙니다. 우리 교회가 화해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그 실례를 하나 이렇게 들려 드립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빈곤가정이 있습니다. 가톨릭 신자의 집을 한 번 방문한 적이 있었지요. 세 자녀들이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7살, 10살, 14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었습니다. 가장을 잃은 아이들은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조차 모른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같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요. 식당 주인은 아이들이 엄마를 돕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제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지요.
알레포의 현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반군이 어디까지 진입해 있습니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모두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알레포뿐만 아니라 시리아 전국이 그렇지요. 어디에서나 전투가 벌어집니다. 제가 다른 도시에 대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상황은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나라는 이제 완전히 분리되었어요. 저는 시리아인과 시리아인 사이의 대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으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를 위해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 시리아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길입니다.
평화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저는 이 자비의 희년에 열정으로 살며, 무관심을 이겨내고, 무엇보다 시리아의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자 합니다. 시리아의 평화는 가능합니다.” 이는 시리아의 평화가 가능하다는 저희들의 외침이기도 합니다. 시리아의 평화는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니까요.
시리아를 위한 신부님의 기도는 무엇입니까?
하느님께서 오늘날 저희에게 평화와 위로를 주실 것을 기도드립니다. 시리아인, 특히 알레포의 사람들은 삶을 이어가기 위한 평화와 자비가 필요합니다. 무척이나 힘겨운 상황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시리아인과 시리아인의 화해만이 전쟁을 끝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저희에게 알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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