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찬 프란시스 쇼(Sebastian Francis Shaw)대주교님은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교구인 라호르대교구의 교구장이십니다. 라호르교구는 지난 부활절, 끔찍한 테러를 겪어야 했습니다. 어린이 공원에서의 자살폭탄테러로 78명이 사망하였고 300여 명이 부상하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게서는 지난 자비의 희년에 파키스탄을 위해 기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하셨습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은 대주교님께 인터뷰를 청하고, 파키스탄 45만 명 가톨릭 신자들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ACN: 라호르는 상황은 좀 어떤가요?
대주교님: 많이 나아졌습니다.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신자들도 비교적 만족하고 안정감도 느낍니다. 저희는 성탄을 기쁘게 준비하고 맞았어요. 하지만 한편 부활절과 같은 테러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까봐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ACN: 파키스탄의 성탄은 어떠했습니까?
대주교님: 사실 사람들은 성탄을 매우 기쁜 마음으로 맞았습니다. 집집마다 별장식을 하였고요. 16일부터 성탄절까지 함께 9일기도를 바쳤어요. 물론 세계 어디나처럼 쇼핑도 하고 선물도 사고요.
ACN: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성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대주교님: 그리스도인들은 집과 거리, 교회, 학교에 별장식을 해요. 예수님은 세상에 오신 빛이라는 뜻을 표현하는 거지요. 파키스탄 그리스도인들은 빛으로 어둠을 몰아낼 희망을 가집니다. 전쟁이라는 어둠, 차별이라는 어둠을 말입니다. 저희는 빛이신 예수님을 통해 어둠을 밝혀야 합니다. 별장식을 통해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ACN: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와 전 세계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대주교님: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입니다. 1억9천만 명 인구 중 그리스도인은 2%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소수집단임에도 교회는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그리스도인 대부분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하지만, 신앙적으로는 부유합니다. 저희는 하느님 말씀에 항상 귀 기울여요. 교리교육에도 적극적이고요. 신자들은 젊은이들, 특히 젊은 부부들이 신앙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합니다. 지난 자비의 희년은 매우 특별했어요. 저는 파키스탄의 그리스도인들이 자비의 챔피언이라고 자부합니다. 어느 날 미사가 끝난 후 한 부부가 저를 찾아와 축복을 청했습니다. 부부는 자비와 용서에 관한 강론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하였어요. 그들은 지난 부활절에 벌어진 테러 사건으로 아들을 잃었는데, 이제 테러범들을 용서할 수 있겠다고 하더군요.
ACN: 2016년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대주교님: 저희는 앞에 언급했던 부활절 테러와 같은 수많은 고난들을 견뎠습니다. 사람들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요. 자비의 희년은 교회 전체, 특히 파키스탄 교회에 축복과 같은 한 해였습니다. 저희는 타종교와 대화와 협력을 이끌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분은 자비의 희년에 기도와 실천으로 수많은 이들을 도와주셨습니다. 결코 혼자가 아니란 것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ACN: 다른 종교와 관계는 어떤 가요?
대주교님: 지금은 타 종교, 특히 이슬람과의 대화를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슬람은 특히 유럽에 빠르게 전파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다른 종교들 간에 신뢰관계를 쌓은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무슬림들과 함께 성탄절을 축하하고, 저희도 라마단 마지막 시기에 그들과 함께 합니다. 협력적 대화를 계속하면서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배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 간에 일치가 중요합니다. 젊은이들이 성경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경을 아는 것 뿐 아니라 이웃사랑을 통해 말씀을 실천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합니다.
ACN: 파키스탄 교회는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할까요?
대주교님: 저희는 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젊은 신자들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조력하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가정이 매우 가난하기 때문에 학비를 충당할 수가 없지요. 이것이 주요 과제입니다. 또한 저희는 더 많은 성전과 수도원을 건립하고자 합니다. 사제서품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아 신학교도 보수 증축해야 하지요. 현재 34명의 신학생이 있고, 12명의 학생이 철학을, 10명의 학생이 신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ACN: 파키스탄 교회는 ACN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주교님: 저희는 ACN의 지원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교회건물이 세워지면 신자들의 신앙도 세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께서 저희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신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교리교육을 위한 재료들이나 우르두어 성서본 등을 지원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교육에 힘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께 모든 가정을 축복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특히 ACN 후원자 여러분 가정에 평화와 안녕이 깃들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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