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가톨릭 콥트 교회 아시우트 수도좌 주교 윌리엄 키릴로스(William Kyrillos)께서 브라질 아파레시다에서 열린 브라질 주교회의(CNBB)에 참석하셨습니다. 또한 주교님께서는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와의 인터뷰에 응하셨고, 브라질 제2도시 상파울루에 위치한 ACN 브라질 지부(현지 단체명: ACN Brasil-Ajuda à Igreja que Sofre)를 방문하시어 미사를 봉헌하셨습니다.
키릴로스 주교: 이집트에서 그리스도인은 기쁨의 소금과도 같습니다. 삶의 선물이며, 음식에 맛을 부여하는 소금 말입니다. 또는 한 줌의 밀가루를 발효시켜 빵을 만드는 누룩과도 같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고, 구성원들 간의 차이를 넘어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존재가 바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따르면 박해를 받겠지만 결코 기쁨은 빼앗기지 않으리라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박해받고 애통한 순간에도 언제나 기쁨을 동시에 경험합니다.
ACN: 이집트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나요?
키릴로스 주교: 우리 앞에는 그리스도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수많은 장애물이 있고, 고난을 겪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은 이슬람교를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우리를 몰아내거나 없애는 것이며, 이를 달성시키기 위해 우리의 삶을 해치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마태 10,30).”라는 복음 말씀을 믿으며 살아갑니다.
ACN: 이집트는 성 요셉과 성모님께서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예수님과 피난 생활을 했던 곳이지요. 이집트의 그리스도인들은 조국에서 박해받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키릴로스 주교: 이집트는 언제나 개방적인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s)이라는 극단주의 세력이 권력을 잡으면서 공공연하게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을 몰아낼 것이다. 그들은 미국이나 캐나다로 떠나야 한다. 우리는 완전한 이슬람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반면 저희는 이렇게 반박합니다. “이집트는 우리의 조국이다. 우리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없는 이집트에서 무슬림들만 살 수는 없다. 우리도 무슬림 없는 이집트에서 홀로 살지 않을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동방교회와의 회의 이후 중동에 그리스도인이 없었다면 (지금의) 중동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하시며, 그리스도인들은 아랍인들의 유입 전부터 이미 중동 땅에 터전을 잡았고, 그 후 무슬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였으니, 중동인 모두는 다 함께 평화를 이루며 끝까지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키릴로스 주교: 교황님의 이집트 방문은 그리스도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조국에 남겠다는 우리의 결심을 더욱 굳건히 하였지요. 9만 2천여 명의 가톨릭 신자들은 결코 홀로 남겨진 것이 아니며, 전 세계 형제자매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일치운동에 있어서도 이번 방문은 좋은 씨앗을 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이집트 콥트 교회의 타와드로스 2세 교황님을 만나고, 관계 개선을 위한 문서에 서명을 하시며 가톨릭과 정교회 간의 관계가 매우 돈독해졌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의 최고 지도자들께서 서로 마음을 모으는 자리를 만드신 것입니다. 두 지도자들께서는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일치시키는 것이 더 많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셨습니다. 아울러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말씀을 오해한 후 이집트 무슬림들 사이에서 쌓아올린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를 맞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알 아즈하르(Al Azhar) 대학의 이슬람 수니파 최고 지도자 알타예브 대이맘과 회동하셨습니다. 무슬림과 그리스도인이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는 800년 전, 이집트 술탄과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포옹을 떠올리게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무슬림들을 존중한다는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알라)의 이름으로, 혹은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테러를 자행하는 것은 엄청난 죄이자 그것이야말로 신성모독이라고 하시며, 이는 절대 종교적 행위가 될 수 없다고 단언하셨습니다. 또한, 교황님께서는 짧은 기간이지만 국가의 이미지를 변화시킨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치하하셨습니다.
ACN: 저희 단체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는 이집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키릴로스 주교: 이집트는 ACN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제가 독일을 방문했을 때 요하네스 헤르만 국제 ACN 대표께서 지난 10년 간 ACN에서 펼친 이집트 지원 사업 목록을 보여 주셨습니다. 상당한 금액이었지요. ACN의 지원으로 성당과 수도원을 건축하고, 미래의 사제들을 양성하였으며,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의 이동 수단을 구입하였습니다. 또한, ACN 후원자 여러분께서는 가난한 이집트 사제들을 위해 미사 예물을 보내 주십니다. 저는 얼마나 많은 교구와 지역 교회가 ACN으로부터 지원을 받는지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를 비롯하여 스스로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 어려운 지역 교회가 많습니다. ACN이 없다면 결코 사목 활동을 펼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물질적 지원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ACN은 조국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는 그리스도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십니다. ACN이 있었기에 전 세계가 침묵하는 교회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배척당하고 차별당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중요한 지원은 없습니다. 저는 우리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울려 퍼지게 해 주시는 ACN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ACN은 어떤 민족이나 나라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함께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다 같이 마음을 모아 바치는 기도는 산을 옮기는 기적의 기도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ACN 현지 지부 몇 군데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성령께서 함께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키릴로스 주교: 여러분은 우리 시대의 성인과 같습니다. 동전 두 닢을 봉헌했던 과부처럼 예수님께서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실 것입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통해 진정한 성령 강림의 신비를 배우고 있습니다.
ACN: 여전히 여러 걱정과 우려가 있으실 텐데요. 앞으로 어떻게 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실 수 있을까요?
키릴로스 주교: 요한 23세 교황님께서는 감실 앞에서 걱정을 내어놓고 고백하셨습니다. 그곳에서 하느님께 말씀하셨습니다. “이 걱정들은 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것입니다. 이를 돌보아 주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잠자는 성 요셉 성화를 책상에 놓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봉착하실 때에 “당신은 잠드셨지만, 꿈 속에서 저의 문제를 돌보아 주시고 제게 해결책을 내려주소서.”라고 적어 두신다고 합니다. 저도 그런 정신을 본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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